[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31일 본지는 여의도의 송영길 캠프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내내 송 의원이 강조한 화두는 '경제'였다. 그는 자신이 5년간 구상하고 다듬은 민생경제에 대한 식견을 드러내 보이면서 준비된 비전의 일단을 펼쳐 보였다. 그는 '시스템 공천'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고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도 했다. 송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이 송 의원을 지원하고 있나.
청와대를 끌어들이면 안된다. 전혀 그런 일 없다. 청와대는 당 선거에 개입해선 안되는 것이고 그런 얘기 자체가 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것이다. 그런 얘기가 있다면 그건 잘못된 루머다. 대통령께서도 (당대표 선거에) 전혀 관여하지 못하게 하고 계시고 당 대표 관련 언급도 못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이해찬 후보 쪽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대통령이 누구 편을 든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소득주도 성장의 재원 마련 방안은.
한마디로 민간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종교집단이든 대기업이든 현재 투자를 안하고 있는 것을 고쳐나가 고용이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자리 정책은 3대 축으로 진행돼야 한다. 공공일자리는 마중물 역할이다. 이를 활용해 민간투자를 통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다. 이렇게 3개의 축으로 가야 한다. 여러 선도기업에 대한 활성화 방안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른바 '소프트웨어 코리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정부는 혁신주도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상호 상충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혁신성장을 위한 8개 선도 사업 중에서 5가지가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이다. 5개 사업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일자리 친화적인 형태로 가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주도 성장 간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조율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각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교 통상 등 대외환경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대통령이 팔로우 업 하기는 어려운 얘기다. 이를테면, 장관과 독대해서 장관과 끝까지 (이런 것을) 추적해서 하나를 제대로 챙겨 볼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쁘다).
- 부동산 세제개혁 등 세제개편이 잘 되고 있나.
그 사안에 대해선 제가 팔로우 업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관련된 모든 곳이 긴밀히 조율해야 할 문제다. 중소기업의 경우 최저임금도 문제이지만 52시간 근로시간 문제도 크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여러가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당 대표가 되기 전하고 되고 난 후의 정보체계가 달라서 섣불리 말하기는 어려운 문제이겠지만, 체계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진단할 것이다.
- 송 의원이 당 대표는 과정이고, 차기 대권주자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선.
그건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미래에 대한 꿈이 있는 사람은 현재부터 열심히 살아간다. 이를테면 내일이나 모레에 청산할 기업의 오너가 열심히 일하겠나. 김종인 전 대표가 차기가 없다고 해서 자기 정치를 안 했나. 김진표 후보의 경우에도 자신이 대권 생각이 없다고 해서 자기 정치를 안해 왔나. 이해찬 후보도 다 마찬가지다. 추미애 대표도 자기정치 안 했나. 정치인이 자기 정치를 안 하는 것은 없다. 모든 정치인은 자기 나름대로 정치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먹지 말라고 해야지. 문제는 그 내용을 갖고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관되게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이지스함이 되겠다고 했다.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다음 총선을 승리하는 게 민주당의 목표이지 대권과는 당장 상관 없다.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그 다음은 없는 것이다. 이번 지도부는 총선에서 이길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 총선에 대한 특별한 견해는.
총선에서 이기려면 당이 원 팀으로 돼서 분열되지 말아야 한다. 당 내부가 분열되면 안 된다. 당정청이 불협화음을 내거나 서로 각자도생의 길로 가면 큰 일 난다. 하나로 잘 뭉쳐서 끌고 나가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투명한 공천제도로 1년 전에 기준을 세워야 한다. 자기 편이 아니라고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데도 배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이 잘 갖춰지도록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2년 동안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 대통령께서도 등골이 서늘하다고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집권 1년차까지는 국민들이 시작이니까 관용해주지만 2년차 때부터는 실질적인 성과로 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도 유능함과 도덕성 그리고 겸손함을 얘기한 것인데, 지금은 당 지도부가 구체적 실적 내도록 백업해줘야 한다.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게 없다. 지방선거는 이겼을지 모르지만. 추미애 대표도 선거에서 이겼다고 자랑할지 모르겠으나 공수처법 등을 비롯해 도대체 무엇을 제대로 통과시켰나. 그래서 야당에 대한 협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평화당, 정의당과도 협력해야 하고 바른미래당 일부와도 협력하고 그래야 한다. 개혁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여당 대표가 야당 대표와 저녁에 만나서 식사도 하고 얘기를 들어도 주고 해야 할 것 아닌가. 오죽하면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신 사과하러 오는 일도 생기고 그러겠나. 일이 안 풀리고 그러다보니(그런 것이다). 저는 대통령에게 실제 성과물을 만드는 것으로 보여줄 생각이다. 즉 실적을 만드는 당대표가 되도록 할 것이다.
- 당대표의 우선적 실적이란.
개혁입법을 통과시키는 게 입법부의 제대로 된 기능이다. 그 다음은 서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개발하고 입법해서 정책집행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서민들에게 가성비가 높은 정책이 요구된다. 그 중의 하나가 제가 구상하고 실현시키려는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와 닿는 정책이 될 것이다. 그 다음 개성공단 복원에 대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북한이 요청하는 데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미 의원외교도 강화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의원 내각제이고, 북한과 중국은 공산당이라서 더욱더 '정당 외교'가 중요한 것이다. 4대 강국에 대한 의원외교로 대통령을 뒷받침할 것이다.
- 송 의원의 이미지가 다소 딱딱하지 않은가.
이해찬 의원보다는 그런 면에서는 제가 좀 낫지 않겠나라고 생각한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