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허익범 특검팀의 소환이 임박하고 보수야당의 파상공세가 시작된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의 수사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정치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시각이 적잖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2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허익범 특검이 이제 비로소 김경수 경남지사를 피의자로 전환하고 조만간 소환을 통보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오늘아침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이제라도 특검수사가 본 궤도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대선 경선 전에 드루킹을 처음 만났을 뿐이라던 김경수 지사가 대선 와중에 드루킹에게 재벌개혁 공약을 자문할 정도, 또 개성공단 문제를 자문 받을 정도로 관계가 긴밀했다는 점이 밝혀진 마당에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더 숨기고 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지사뿐만 아니라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인배 정무비서관에 대해서도 드루킹과 커넥션이 반드시 규명되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가 드루킹 게이트의 범위를 '김경수 지사는 물론 청와대 일각과 연결돼 있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바른미래당도 드루킹 게이트에 관한 한, 한국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시각을 보여줬다. 이날 바른미래당의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경수 지사 압수수색, 드루킹과의 공모혐의 진상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만약 김경수 지사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김 지사는 자진사퇴를 선택할 경우 오히려 티가 나니 선거 출마를 강행한 것으로써 경남도민과 국민을 우롱했다고 할 수 있다"며 "또한, 김경수 지사의 혐의를 뻔히 알면서도 공천을 강행한 민주당 지도부와 지난 6개월 동안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방조 또는 폐기를 도와준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역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에게 대선공약 자문까지 구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다는 사실은 밝혀졌다"면서 "김경수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루킹을 잘 모른다며 유권자와 경남도민을 속이고 당선된 것이나 다름없으며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정치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비선실세 최순실처럼 드루킹과 김경수 지사 그리고 정권핵심부 사이의 그림자가 드러나고 있다"며 "결국, 드루킹이 김경수 지사의 비선 실세이거나, 김경수 지사가 정권 핵심부와 드루킹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보수야당의 이 같은 맹공에 대해 민주당은 맞불놓기로 맞섰다. 민주당의 김현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허익범 특검팀은 과도한 언론 플레이 중단하고, 검찰은 자유한국당(전신 한나라당)의 매크로 불법 여론조작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허익범 특검팀이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직접적인 소환조사와 압수수색도 하기 전에 ‘김경수 지사를 드루킹과의 공범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는 예고를 언론에 흘리는 식의 행태는 그야말로 구태"라며 "특히 지난 경찰 조사에서 충분히 소명되었던 내용을 가지고 마치 새롭게 밝혀낸 것처럼 반복해서 공개하며 ‘드루킹과의 공범’을 운운하는 것은 악의적인 여론몰이며 마녀사냥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김경수 경남지사의 관사와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또한 최근 드루킹으로부터 제출받은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통해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을 벌였던 것을 김 지사가 일찍부터 알고 있었을 만한 정황도 포착했고 관련 물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허익범 특검팀은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지사가 드루킹의 도움을 얻고자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에 따라 조만간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도 수사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