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사조그룹이 추석을 앞두고 210억원에 달하는 물량의 명절선물세트를 직원들에게 강매했다는 논란에 이어, 여성 직원들만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전임직으로 배정하고 진급제한까지 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사조그룹의 선물세트 직원 강제판매’ 청원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10년 넘게 사조 임직원에게 명절선물세트 구입을 강제하고 있다. 사조그룹이 올해 추석을 앞두고 목표로 하고 있는 판매량은 21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게다가 사조그룹은 각 계열사 담당자들에게 지난 8월20일부터 매일 오후 5시까지 당일 실적을 집계해달라고 요청하며, 그룹웨어를 통해 실적공시를 하겠다고 알렸다.
청원인은 “사조 직원들은 목표량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돈으로 구매 및 사재기를 하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친구, 친척을 동원해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만약 목표량을 맞추지 못하면 각 계열사 임직원에게 인사 상 불이익을 주고 있어 각 담당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각 개인별로 목표판매량을 산정했을 때, 과장급이 대략 1500만원, 대리급이 1000만원을 팔아야 겨우 목표량을 맞추는 것”이라며 “과장급 연봉 4000만원을 기준으로 설과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과 연봉이 동일하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직원 강매 논란에 이어 5일에는 ‘사조그룹 성차별 진급제도 고발(전임직군)’이라는 글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에 따르면 사조그룹에서는 2017년 4월1일자로 전임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정해진 업무절차와 지시에 따라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자에게 해당되는 직군제도다.
문제는 사조그룹이 전임직군에 여성 직원들만 배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원인은 “각 팀장으로 하여금 여직원들에게 전임직 제도를 설명하고 사인을 받으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 (사인을) 하지 않으면 퇴사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직원들은 불만을 토하면서도 서명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여직원과 남직원이 하는 일이 아예 구분이 돼 있었다면 말이라도 안 나왔을 것이지만 하는 일에 구분이 없고 퇴근시간 또한 구분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한 “평소에도 회의 시작 전, 손님 응대, 공장 현장 커피 배달 등 여직원에게 커피를 타오라고 시키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고, 업무가 바빠 (커피 타기를) 하지 못할 때에는 김모 상무가 소리를 지르고 눈치껏 하지 못한다고 구박을 했다”며 “입사하고 처음 배운 업무가 커피 타기였지만 더 늦게 입사한 남직원에게는 이 일을 시키지 않았다”고 성차별적 분위기에 대해 고발했다.
아울러 청원인은 전임직의 경우 진급이 ‘대리’까지로 제한돼 있으며, 전임직 시행 이전에도 사조그룹에서 여성 직원은 남성 직원보다 진급이 늦어진다는 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사조그룹 내 여직원들은 다 안다. 전임직 제도 전에도 남직원보다 진급누락 1~2년은 기본이었던 서러움(이 있다)”며 “매년 4월 인사발령 공고가 떨어지는데 여직원들은 하단 쪽 전임직군에 다 몰아넣고 진급을 공고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시사뉴스>는 지난 8월28일과 이달 5일 올라온 해당 청원글과 관련, 사조그룹 측에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