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답변 태도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동성애·동성혼에 대한 입장'에서만 소신 발언을 했을 뿐, 나머지 질문들인 국보법·한미FTA·낙태·종교인 과세' 등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스탠스를 보였다는 지적이 적잖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해서 이 후보자는 "동성애는 찬반이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애와 다른 성적 지향일 뿐"이라며 "왼손잡이가 10% 미만인데 그것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각 국이 동성애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서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국가보안법 합헌 결정을 수긍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대법원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본 판례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도하지 않았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 "1인 시위였다. 당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그렇게 주장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저는 당시 민변 회장이었으니 민변을 이끌었다"고 답변했다. 야당의원들이 재차 "그러면 개인 이석태는 (국보법 폐지 주장을) 안 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 탄원에 동참한 이유를 묻자 "함세웅 신부,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 저명한 분들이 저에게 요청을 했기 때문"이라며 "저는 변호사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죄를 받더라도 가석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형자에게도 최소한의 권리는 고려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그는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형벌권이 과하다는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선 "그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 과거 한미FTA 반대 운동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참여연대 대표로서 했다"면서 "그 당시엔 제가 참여연대 대표였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야당 의원들이 "지금 생각은 어떤 것이냐"는 질의에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의 생각을 물어보면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예전에 반대한 것이 잘못됐다는 거냐"고 하자 "(그것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낙태'와 '종교인 과세'에 대해선 "개인의 생각이 있지만 후보자로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회피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의 김도읍 의원은 "아주 이리저리 잘 피해가려고 애쓰는 걸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법조인으로서의 양심마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의원은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청문회 통과를 위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겁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