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엉터리로 작성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올해 기준 최고가 단독주택 70곳의 공시가격(땅값+건물값)과 공시지가(땅값)을 비교한 결과 절반이상이 공시가격에 건물값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분석대상중 27곳(38.6%)은 공시가격에서 공시지가를 뺀 결과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서울 요지에 들어선 최고가 단독주택임에도 건물값이 1억원이 채 되지 않는 곳도 7곳(10.0%)이나 됐다.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단독주택의 경우 공시가격이 23억1000만원인데 공시지가는 37억2100만원이어서 차액의 크기가 가장 컸다. 건물값이 마이너스 14억1100만원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다. 종로구 가회동의 한 단독주택도 공시가격은 51억1000만원인데 공시지가는 63억5200만원이어서 12억42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경실련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상속증여세 등 50가지 이상의 과세표준(과표)으로 사용하는 공시지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부동산 부자만 세금 특혜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 주변에 수백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지만 공시가격에 따른 건물값은 40억원이 채 안된다.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주택의 경우도 공시지가는 142억6100만원인데, 공시가격은 142억원에 그친다는게 경실련의 지적이다.
경실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조차 건물값이 '0원' 이하라는 비합리적인 통계 결과에서 보듯 과표 현실화 문제는 반듯이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이 할 수 있는 개선안에 대해선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