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최근 3년간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을 명분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비용이 33조원이 넘는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국회 정무위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노원갑)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상장회사 배당 및 자사주 취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33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에만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15조원을 넘게 사용했다. 특히 지난해 자사주매입에 9조2209억원 투입했는데, 이는 상장사 전체 자사주 취득금액의 96.4%였다.
고 의원은 "삼성전자는 자사주나 배당 등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경영방식을 취하지 않았다"며 "영업활동을 통해 남은 이익을 장기성장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불투명한 사업에 집중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07년 1조8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대규모 자사주 매입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고 의원은 삼성전자가 2015년 삼성물산 합병 논란이 불거지자, '주가부양'을 명목으로 11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2015년에 4조2528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이듬해인 2016년에는 7조1393억원 수준으로 규모를 크게 늘렸다"며 "지난해에는 1월(2조4517억), 4월(2조5241억), 7월(2조181억), 11월(2조2270억) 네 차례에 걸쳐 총 9조220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가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말 까지 20조6130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자사주 매입에만 쏟았다. 지난 3년 동안 상장회사 전체가 매입한 자사주 취득금액이 28조660억원으로, 삼성전자 한 기업이 전체 자사주 취득금액의 73.4%를 차지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3년간 배당금액을 총 합하면 12조8869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사주와 배당을 합하면 무려 33조5000억원이다. 3년간 당기순이익 52조6190억원의 63.7%를 주가부양에 쏟아 부었다는 것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한 2015년 10월부터 금년 1월까지 삼성전자는 유통주식 1억4993만원 가운데 8.7%에 달하는 1307만주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주가는 130만8천원에서 253만9천원으로 94% 상승했다.
고 의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은 이 부회장을 위한 경영권승계 전략과 관련이 깊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 52.7%에 달한다"며 "반면,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해도 이 부회장 등의 지분은 20%에 불과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취약한 지배력에 노출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묵인하고, 그 대가로 이 부회장은 주가부양과 배당확대로 외국인의 입맛에 길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