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속임수나 사기는 왜 당하는 걸까? 범죄 연구 및 수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뉴욕주립대 학교 범죄학과와 FBI National Academy를 졸 업한 25년 차 베테랑 수사관인 저자가 속임수 뒤에 숨은 흥미로운 심리 법칙을 알려준다. 저 자는 멍청해서가 아니라 속임수의 본질을 모르 기 때문에 당한다고 주장한다.
‘욕망’ ‘신뢰’ ‘불안’의 미끼
저자 역시 젊은 시절 사기꾼에게 당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다. 제세 공과금만 부담하면 고가의 물건을 받을 수 있다는 경품 이벤트에 속아 넘어갔고, 아는 선배 에게 낚여 다단계인지도 모르고 들어갔다 가 간신히 빠져나오기도 했다. 이후 검찰 수사관이 되어 수많은 피해자를 만나면서 저자가 느낀 한 가지는 속임수에 걸려드 는 데는 나이도, 학력도, 직업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더구나 세상의 변화를 좇아 속임수와 사기 수법 또한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다.
수많은 실제 사건을 분석한 끝에 저자가 내린 결론은 인간 은 감정적일 때 속는다는 점이다. 사기꾼이 남을 낚을 때 도구 로 쓰는 3가지 감정이 있다. ‘욕망’, ‘신뢰’, ‘불안’이 그것이다. ‘남보다 더 잘 나가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이에게 다가가 욕망 을 부추겼고,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경계심을 없애고 무턱 대고 믿도록 만들었다.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불안함과 공포 심을 건드려 피해자의 재산을 빼앗기도 했다.
이 세 가지 심리를 열쇠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지 니고 있는 감정을 악용해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속이는 자 의 심리, 자기도 모르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에 걸려들게 되는 속는 자의 심리를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있었던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면서 속임수의 본질과 그 속에서 작동하는 심리 법칙을 이해하고 냉철하게 무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기꾼에게도 빈틈이 있다
‘인간이 아는 사람을 무턱대고 믿는 이 유’, ‘속임수와 유대감이 만났을 때 인간이 반응하는 원리’, ‘미러링과 매칭이 착각을 부르는 이유’, ‘이성을 마비시키는 바람잡 이 효과’, ‘애매할수록 그럴 듯하게 들리는 심리’, ‘직급에 민감한 인플레이션 효과’ 등 속임수에 악용되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상세하게 들려준다. 이를 통해 문자 메시지 하나에 40만명이 속아 넘어간 이유나 똑똑 한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드는 이유 등 속임수의 실체와 작동 원리를 알 수 있다.
또 다시 속을까봐 피해자가 함께 조사받 기를 거부할 정도로 사기꾼은 언변이 좋고 아는 것이 많으며 임기응변에 능하다. 그렇 다면 과연 사기꾼에게 걸려들지 않는 방법 은 무엇일까? 저자는 사기꾼에게도 분명 빈틈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 빈틈을 찾아낼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첫째는 ‘관찰’이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할 때 무언가 이상하다고 의심한다. 만약 상대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다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바로 ‘끊임 없이 질문하기’다. 이때는 상대의 답변이 일관적인지, 모호하 진 않은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과감 하게 넘겨짚기’다. 당신뿐 아니라 나 역시 그 일을 잘 알고 있 다는 식으로 살짝 암시만 해도, 상대는 저쪽도 핵심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해 결국 사실을 털어놓을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고수는 상대를 다그치기보다는 스스로 거짓말을 실토하게 만 든다. 속임수의 본질과 그 속에서 작동하는 심리 법칙을 이해 하고 냉철하게 무장한다면, 그 어떤 속임수든 꿰뚫어 볼 수 있 을 것이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