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순의 아트&컬처] 국내 대표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 마침내 강남시대를 열었다. 1998년 국내 첫 미술품 경매사로 문을 연 이후 20년간 서울 평창동을 사수해온 서울옥션은 최근 서울 강남 신사동에 지상 8층 지하 5층 규모로 서울옥션 강남센터를 열었다.
최근 주요 화랑들이 강북을 넘어 강남으로 지점 오픈을 하는 분위기 속에서 국내 대표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도 강남센터를 오픈함으로써 기존의 케이옥션(2005년 오픈)과 나란히 ‘미술품 경매에서도 본격적인 강남시대’가 열린 셈이다.
건축은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를 건립하고, 인천공항과 파리 샹제리제 거리, 루이뷔통 파리 본사 건립에 관여한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Jean-Michel Wilmotte)가 디자인과 설계를 맡았다.
서울옥션 이옥경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평창동 본사에서 국내 최초로 미술품 경매를 시작해 미술 시장에 대한 인식과 기반을 다져왔다. 올해부터는 서울옥션 강남센터 개관으로 강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대중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미술품 경매를 보다 가깝게 느끼고 경험하는 문화공간으로 다가가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술품 경매와 전시는 물론 아카데미, 이벤트 공간 등으로 운영되는 서울옥션은 강남센터 개관 기념 행사를 다채롭게 준비했다. ‘누구나 미술품의 컬렉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온라인경매 ‘My First Collection’을 오는 24일까지 전시하고 24일 오후 2시 서울옥션 홈페이지(www.seoulauction.com)에서 인터넷 경매를 개최한다.
또 한국 전통과 현대미술의 공통적 미감을 소개하는 개관 전시 ‘분청사기, 현대미술을 만나다’전(2월20일까지)도 열고 있다. 또 한국 전통과 현대미술의 공통적 미감을 소개하는 개관 전시 ‘분청사기, 현대미술을 만나다’전(2월20일까지)도 열고, 2월부터 미술 애호가를 위한 다양한 아카데미도 상설로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경매 ‘My First Collection’
온라인경매 ‘My First Collection’ 출품작은 총 171점, 낮은 추정가 약 20억원 규모다. ‘나도 컬렉터가 될 수 있다’라는 취지로 열리는 이번 경매는 다양한 작가와 장르, 합리적인 가격의 미술품이 나왔다. 이우환, 파블로 피카소 등 거장은 물론 사석원, 요시토모 나라 등 국내외 작가의 회화, 조각 등을 만날 수 있다. 회화, 도자기 등을 응찰가 0원부터 시작하는 고미술품 무가경매는 물론, 최소 30만원부터 시작하는 작품을 선보여 초보 컬렉터의 미술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분청사기, 현대미술을 만나다’전
‘분청사기, 현대미술을 만나다’전은 전통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사기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품이 지닌 공통적인 미학적 가치에 주목해 기획했다.
분청사기는 고려 말 청자에서 변모,발전해 조선 초기 15~16세기까지 약 200년간 제작됐다.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미감이 특징이다. 왕실과 귀족이 주로 사용한 고려청자와 달리 분청사기는 왕실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분청사기는 분장기법에 따라 백토 분장한 표면에 음각 기법으로 무늬를 새긴 조화기법(彫花技法),백토물에 그릇을 덤벙 담갔다가 꺼낸 뒤 분장하는 덤벙기법, 귀얄(풀이나 옻을 칠할 때 쓰는 솔의 하나)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분장하는 귀얄기법(─技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무늬 기법을 사용해 단순하면서도 묵직하고 때로는 동적인 분위기를내는 분청사기는 그 기법에서 현대 추상 미술과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원한 붓질의 귀얄 기법을 연상시키는 이우환의 작품, 조화기법과 덤벙 기법을 상기시키는 하종현의 작품, 또 김환기와 고영훈의 작품 등 한국 현대 미술 작가의 작품을 다양한 분청사기와 함께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