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260일 만에 다시 만난 북미 정상이 28일 ‘하노이 선언’을 완성하기 위한 담판에 나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만나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업무만찬을 이어간다.
2차 북미 정상회담 둘째 날 첫 회담은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1시)께부터 시작된다. 이어 오전 9시45분께부터는 확대회담이 진행된다. 그리고 오전 11시55분께부터 업무오찬이 시작된다. 두 정상은 별도의 휴식 시간 없이 연이어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업무오찬 종료 후 회담장 주변을 짧게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결과물은 조금 더 진전된 내용이 담길 수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측은 서로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관철할 수 있을 문안을 최종 도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동결 등 비핵화를 담보할 수 있는 초기 조치 이상의 행동을, 북한은 체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에 더해 제재 유연화 등의 내용을 담으려 끝까지 치열한 수 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은 이날 오후 2시5분에 서명식을 진행하기로 일정을 확정했다. 하노이선언 채택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핵화로드맵에 관한 내용을 어떻게 담을지, 미국의 입장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와해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단계마다 동시적으로 내줄 수 있는 상응조치로 무엇을 담을지 등에 관한 고민은 서명식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文 대통령, 하노이 선언 촉각..저녁 트럼프와 통화
한반도 비백화의 중대 분수령인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일정을 비우고 오롯이 북미 정상의 '하노이 선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관저 집무실에서 북미 정상의 만찬 상황과 결과를 보고 받았다.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 나가 있는 정부의 각급 채널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핵화 담판이 그려질 28일엔 공식 일정 없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예의 주시한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미회담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을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무실에서 일상적 업무 보고를 받으시면서도 북미회담 결과를 주시하며 기다리실 계획"이라고 했다.
청와대 내부는 사뭇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대체로 낙관적인 기대를 품고 비핵화 담판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이 27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했던 것도 이러한 기대감이 묻어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28일 오전 9시부터 40여분간 진행될 양 정상 간 단독 만남이 이번 회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역만 두고 배석자 없이 진행되는 일대일 회담에서 톱 다운 방식의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처에 접점이 모아지면 공동선언문인 '하노이 선언'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선언'을 토대로 이후 행보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 결과가 기대 이상이라면 한반도 비핵화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문 대통령은 회담 직후인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갖고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 1차 북미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다음 날 3·1절 100주년 기념식을 대비해 '신 한반도 체제' 구상을 다듬는 데도 전념한다. 다만 북미 정상의 합의 결과에 따라 새로운 제시되는 비전의 수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모든 것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달려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