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강원도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5일 오후를 기점으로 상당부분 불길이 잡혀 가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산불방지센터에 따르면 고성에서 시작해 속초로 번진 산불은 이날 오전 9시37분을 기해 100% 진화에 성공했다. 강릉 옥계에서 시작돼 동해 망상으로 번진 산불은 오후 3시 기준 70%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인제 남면에서 시작해 이틀째 이어진 산불은 같은 시간 기준으로 85%의 진화율을 나타냈다.
산림당국은 고성과 속초에 4503명의 인력과 103대의 장비를 잔불 및 뒷불 감시에 투입했다. 강릉과 동해에서는 현재 헬기 22대와 진화대 5824명과 장비 267대를 투입해 산불과 마지막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인제에서는 헬기 11대와 진화대 353명과 장비 50대가 투입돼 일몰 전 완전 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날 오후 7시17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 인근 도로 산림에서 시작된 불이 이날 가정 먼저 진화된 이유는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어서 날이 밝자마자 주불 잡기에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총동원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날 오후 12시를 기해 영동 전 지역 평지에 내려진 강풍특보가 해제되고 산간에는 강풍주의보로 약화된 만큼 일몰 전까지 강릉과 인제의 산불도 완전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총력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태풍급 강풍이 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다. 전날 오후부터 시작된 산불로 밤새 강풍을 타고 날라다닌 불똥이 여기저기 떨어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잠정 집계 결과 고성과 속초의 산림 피해는 250㏊가 잿더미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 등 건물 피해는 고성 105채, 속초 20채 등 총 125채가 잿더미가 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창고는 고성 5동, 속초 1동 등 6동에 불에 탔다. 비닐하우스는 속초 농가에서 5동에 뜨거운 열기에 녹아내렸다.
그러나 날이 밝으면서 드러난 피해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점차 확인되고 있어 잠정 집계에 들어가지 않은 피해 상황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속초시와 고성군, 강릉시, 인제군 공무원들은 피해 마을 등지를 다니며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피해 규모는 이번 주말 사이에 최종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을 선포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 산불 현장대책본부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고성과 속초는 주불은 거의 진화가 끝난 것으로 보이고 다른 지방도 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진화 이후에 대한 준비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사무소에 마련된 현장대책본부에서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경일 고성군수, 김철수 속초시장, 정문호 소방청장 등과 강원 속초·고성·양양을 지역구로 둔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불진화 및 주민지원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이 총리는 "정부가 9시를 기해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대응 태세 갖추고 있다"며 "이 단계가 지나고 나면 피해 정도를 조사하고 거기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그에 따른 여러 대비와 지원을 소홀함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집을 잃은 분들께 임시 거처를 마련해드리고, 제도가 허용하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서 주택을 복구하는 데 지원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재민들의 경우 삶의 현장을 멀리 떠나기가 어렵다"며 "대피소도 삶의 현장에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해드려야 한다. 임시 거처도 가능하다면 바로 그곳이거나 주변에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