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계절이 바뀌면 생체리듬의 변화로 몸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봄이 되면 졸음이 쏟아지거나 피로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현기증이나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며 관련 질환 보유자의 경우 더욱 증상이 심각할 수 있다. 환절기 건강관리법을 알아보았다.
활력을 주는 봄나물
춘곤증을 퇴치하는데는 봄나물이 좋다. 신진대사가 갑자기 활발해지면서 비타민이 3배 이상 필요해 지기 때문이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면 춘곤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냉이와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 제철 봄나물은 비타민이 풍부하다. 해조류와 우유, 달걀, 생선 등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도 도움이 된다. 카페인, 음주, 흡연 등은 피하는게 좋다.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은 좋지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당한 활동을 권한다.
밤에 잘 자는 것이 춘곤증 예방의 주요 포인트기도 한데 이를 위해서는 낮 시간에 햇볕을 쬐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 만성피로, 갑상샘기능저하증, 빈혈, 간 질환 등 다른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환절기를 지나도 계속 피로하고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이 일어난다면 다른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점점 강해지는 자외선에도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겨울 동안 자외선 노출이 적은 환경에서 갑작스러운 자외선 노출의 증가로 봄에는 피부가 자외선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기미·주근깨 노화는 물론, 일광화상 피부암 등의 위험이 있다. 자외선은 흐린 날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외선이 심한 날이나 시간대에는 모자와 긴 옷, 양산 등으로 자외선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변덕스러운 꽃샘추위로 감기환자가 많은 시기기도 하다. 얇은 옷을 겹겹이 껴입고 습도와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몸의 리듬이 떨어져 있는 만큼 충분한 휴식 또한 중요하다.
흡연보다 위험한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봄철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사람의 몸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머리카락 30분의1 수준으로 작은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2013년) 1급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4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1년 간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600만명, 미세먼지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700만명이다. 어린 아이나 노인, 호흡기 및 심장·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재호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흡연 가능성이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청소년과 아닌 청소년의 폐 기능을 비교했을 때 앞선 집단의 폐 기능이 30% 정도 뒤쳐졌다.
대기 오염에 오래 노출되면 모든 종류의 암에 의한 사망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특히 대기오염 노출이 말기 암보다 조기 암에서 사망률을 오히려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와 연세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팀이 지난 1999년부터 2017년 사이에 수행된 대기 오염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에 대한 30편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폐암 사망률 뿐 아니라 폐암이 아닌 다른 암의 사망률도 높이는 것으로 분석이 됐는데, 초미세먼지는 간암, 대장암, 방광암, 신장암, 미세먼지는 췌장암과 후두암의 사망률도 증가시켰다. 특히 대기오염 노출은 말기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였을 뿐 아니라, 초기 암에서 사망률을 오히려 더 높였다.
체온조절기능과 노폐물처리기능이 저하되는 계절적 특성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 아토피 등의 피부 트러블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알레르기 결막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눈에 이물감이 생기고 눈이 붓고 화끈거리는 느낌이 나며 충혈, 가려움증, 눈꼽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이외에도 물을 많이 마시고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이 도움이 된다.
꽃가루 알레르기 주의보
봄에는 미세먼지 외에도 꽃가루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보통 눈의 충혈, 가려움,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한 경우 비염, 결막염, 천식 등으로 이어진다. 크기가 작은 풍매화, 자작나무, 참나무, 너도밤나무, 오리나무 등의 꽃가루들은 호흡기나 눈으로 들어와 미세먼지와 함께 몸을 공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석에 의하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봄철에 40% 집중돼 있다. 환절기에 걸리기 쉬운 감기는 비염을 자극해 코막힘과 콧물 등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비염은 자극물질인 항원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코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항원인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등이 신체에 침입하면 코가 과민하게 반응해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기능이 급격히 떨어져도 발생할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봄철에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금연과 개인위생 또한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또한 봄철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이 눈에 접촉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황사나 꽃가루 등이 많이 발생하는 봄 가을철에 진료인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꽃가루나 풀, 동물의 털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나타나며, 걸렸을 때 눈이 시리고 가렵다. 눈에 충혈이 있고 끈적거리는 눈곱과 눈물이 나오며, 윗눈꺼풀을 뒤집어보면 포도송이 모양의 돌기가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을 줄이기 위해선 외출 후 시원한 생리 식염수로 눈을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 가려움증, 염증을 덜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제제 안약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나마 증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봄볕의 강한 자외선은 안구 건조와 결막염,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외선이 수정체를 탁하게 만들어 시력이 떨어지는 백내장 또한 봄철 많은 안과 질환이다.
자외선과 황사 꽃가루가 함께 작용하는 봄철 알레르기 피부염도 극성이다. 알레르기 피부염은 가려움증,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있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되면 즉시 비누 또는 세정제를 사용해 접촉부위를 씻어내고,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 처방에 따라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복용 또는 연고 등을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