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헝가리 참사 관련 “골든타임 3분” 주장이 여론 뭇매를 맞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관련 “고맙다” 방명록이 재부각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민경욱 대변인이 말을 잘못했다 치고 그들은 뭘 했을까” “말실수는 문 대통령도 했는데” 등 게시물이 올랐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인 지난 2017년 3월 10일 팽목항을 방문하고 세월호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썼다.
이를 두고 희생된 학생들에게 “고맙다”고 하는 게 옳냐는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세월호 참사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고 문 대통령 당선으로 귀결된 조기대선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고맙다”는 발언의 진의가 무엇이냐는 의혹도 이어졌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지난 대선 문재인캠프 수석대변인이었던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고마운 것은 그들의 가슴 아픈 죽음이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새로 깨닫고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고 희생자에 대해 제3자 특히 정치인이 “고맙다”고 하는 게 상식이냐는 반론도 있었다. 만약 보수정당에서 이같은 발언이 나왔다면 결과가 어떠했겠냐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발생한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로 다수 우리 국민이 실종됐다. 정부가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해 헝가리 당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중수색을 고집하는 가운데 민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 “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에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 등의 글을 남겼다.
여당, 여론, 일부 언론의 뭇매가 쏟아지자 그는 3일 “문 대통령 발언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실종자를 구출해 치료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국민 혈세로 인기영합적 행동을 했기에 비판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번 참사 실종자들이 이용한 국내 모 여행사는 작년 문 대통령으로부터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으로 표창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청와대는 아직 표창 의혹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내부단속에 나섰다. 그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우리 당이 소위 거친 말 논란에 시달리는 것과 관련해 안타까움과 우려가 있다”며 “국민이 듣기 거북하거나 국민 마음에서 멀어지는 발언을 한다면 그것은 곧 말실수가 되고 막말 논란으로 비화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