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국내외 6.25 참전용사를 청와대에 ‘역대정부’로서는 ‘최초’로 초청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청와대는 ‘그간 국군의 날 등의 계기에 6.25 전쟁 참전유공자들이 현역장병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된 적은 있었지만 대통령이 참전유공자들만 따로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행사에는 국내외 6.25 참전유공자가 참석했다.
그러나 해외 참전유공자의 경우 지난 1975년 박정희 정부 때 이미 청와대에 초청된 바 있다.
지난 2016년 6월 20일 국영방송인 KTV국민방송 보도에 따르면 1975년 대한뉴스는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찾아온 6.25 동란 참전 외국인 22명을 청와대로 불러 환담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에 앞서 수십년 전 이미 박 전 대통령이 6.25 참전유공자들만 ‘따로’ 청와대에 초청한 것이다. ‘위로연’을 열었는지 여부는 추가확인이 필요하지만 청와대 외빈 초청행사에서 ‘산소만 흡입하면서’ 대화했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참전용사’의 ‘한날한시 청와대 동시 초청’도 이미 이뤄진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9월 28일 국내외 참전용사 대표들을 청와대에서 만나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미국 보훈부 장관 등도 동석해 엄연히 말하면 ‘참전유공자 따로 초청’은 아니지만 그렇게 따지면 문 대통령 오찬 행사도 ‘따로 초청’은 아니게 된다.
문 대통령 행사에는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주한 미국대사, 정경두 국방장관 등 ‘비(非) 참전용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완벽한 참전용사 따로 초청’이 되려면 말 그대로 문 대통령과 참전용사들만 착석해야 하기에 대통령경호법만 고려해도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전 대통령은 ‘국내 6.25 참전유공자’만 ‘따로’ 청와대에 초청한 적도 있다. 그는 2012년 6월 5일 6.25 참전원로 등을 청와대에서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 희생자 유족도 동석했다.
24일 청와대의 ‘최초 초청’ 주장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박정희·이명박 정부 등을 대한민국 역대정부 중 하나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정말 그렇다면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25일 ‘보수정부 부인’ 의혹을 강력부정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최초 초청’ 주장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반박에는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