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민주평화당 소속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해 ‘잡종’ ‘튀기’ 등 표현을 사용해 큰 논란이다.
익산시 등에 의하면 정 시장은 지난달 11일 원광대에서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운동회’ 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하면 ‘잡종 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똑똑하고 예쁜 애들(다문화가정 가져)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베트남, 중국 등 9개국 출신 다문화가족 600여명이 참석했다. 거센 반발이 일자 정 시장은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튀기’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낮잡아 이르는 단어다. ‘잡종 강세’는 주로 닭, 옥수수 등 농작물, 가축을 다룰 때 쓰는 말로 혼혈 1대가 크기, 내성, 다산성 등에서 양친 계통의 어느 쪽보다도 우세한 것을 뜻한다.
익산참여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달 20~21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정 시장을 성토했다. 이들은 “잡종이라는 말은 오랜 기간 통용된 인종주의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정 시장은 20일 A4용지 1장 분량의 사과문에서 “용어 선택이 적절치 못했다”며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머리가 좋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합심하여 잘 키워야한다는 덕담을 한 것이 와전이 된 것 같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나 이주여성들까지 비판에 가세하자 정 시장은 이들을 직접 방문해 “그동안 익산은 다문화정책에서 선도적인 도시였다”며 “앞으로 익산을 다문화도시 1등으로 만듦으로써 사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