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3차 북미(미북)정상회담 대화 진행” 주장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회담을 일축했다. “영변원자로 완전폐쇄가 CVID(완전·검증가능·불가역적 북핵 폐기)” 주장에 대해서도 북핵 시설 5곳 전원폐쇄를 CVID 조건으로 내세워 한미정상회담 난항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6일 7대 뉴스통신사 서면인터뷰에서 “북미 양국 간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후 공식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동안에도 북미 정상 대화의지는 퇴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중 미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G20정상회의 참석 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며 “그(김정은)와는 아닐 것(안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다른 방식으로(in a different form) 김정은과 얘기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G20 기간에는 한미·한일정상회담 모두 열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G20 직후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한국 여론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거기(한국)에서 ‘하루’ 정도 머물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외에) 많은 나라들과 계획된 많은 회담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1박2일’ 일정으로 방한(訪韓)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정상은 CVID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7대 통신사 인터뷰에서 “영변핵시설 전부가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시설 5곳 중 1~2곳 폐쇄하길 원했기에 하노이 회담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5곳 전원폐쇄가 CVID라는 것이다. 북한은 2008년 영변원자로 냉각탑 폭파 후 완벽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불과 이듬해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달에는 미북정상회담은 물론 남북정상회담도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정상회담 이전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2일 노르웨이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미에 앞서 남북 정상이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6월 중 남북·미북정상회담이라는 청와대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모양새다. 이뿐만이 아니라 G20 기간에는 한일정상회담도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주최국이 초청국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건 흔치 않은 사례다. 이번 G20은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개최된다.
G20 이후에나마 한미정상회담은 열리지만 양 국 정상 입장차가 상당함에 따라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는 ‘1박2일’ ‘하루’ 등 정상회담 기간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G20에서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분쟁’ 담판을 지을 예정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몽(中國夢) 동참’을 선언한 바 있는 문 대통령에게 ‘친중(親中) 협조’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에 앞서 한중 정상이 먼저 만나는 모양새가 되는 가운데 한중이 정치적으로 밀착할 경우 일각의 ‘한국 자유진영 퇴출설(說)’ 의혹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중국 영향력 하에 있는 홍콩은 근래 범죄인 대륙송환 여부 앞에 대규모 중국공산당 반대시위가 발생하는 등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 중국은 송환을 통해 반(反) 공산당 인사들을 ‘숙청’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