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소신성 발언’으로 ‘개념인’으로 평가되며 많은 팬을 거느렸던 김성준(55) 전 SBS 앵커가 20대 여성 ‘몰카’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김 전 앵커의 역대 ‘도발적 뉴스 클로징 멘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전 앵커는 지난 2012년 9월 12일 SBS 8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전자발찌 채우고, DNA 채취하고, 최첨단기법 다 동원해도 성범죄가 활개친 이유는 최첨단일 필요가 전혀 없는 데 있었다”며 “사람 모자라고 기관끼리 손 발이 안 맞은 것이다. 최고급 스마트폰 장롱에 모셔두고 공중전화 찾아다닌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해 7월 23일에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범죄와의 전쟁에 나설 때 내세운 것 중 하나가 제로 톨로런스, 즉 무관용 원칙”이라며 “우리 치안과 사법체계는 관용이 지나친 것 아닌가. 범죄자에 대한 관용이 건전한 시민들 인권을, 더군다나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점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2014년 3월 13일에는 “프랑스 20년, 미국 25년, 영국·스위스 종신형, 중국 사형.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주요국 양형 기준”이라며 “성폭행범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비율이 42%라는 우리와 비교된다”고 했다.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서울 지하철 영등포구청역에서 20대 여성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휴대전화에서 여성 신체 사진들이 발견됐다. 1991년 SBS에 기자로 입사한 김 전 앵커는 2011년부터 8뉴스를 진행하면서 소신있는 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여 ‘간판앵커’로 불렸다. 그가 SBS에 제출한 사표는 8일 수리됐다.
김 전 앵커는 2012년 6월 20일 클로징 멘트에서는 “중고등학생이 불법 토토 도박을 하고 대학생들은 투기성 선물옵션에 빠진다. 어릴 때부터 인생은 한 방이라고 생각하면서 크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땀 흘리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데 인생 한 방을 믿는 건 어른들이 더 하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해 2월 7일에는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평화비는 말한다. 일본 우익단체가 우리 대사관 앞에 세우겠다는 다케시마비는 갈등을 주장할 것”이라며 “일본 국민에게 제안한다. 평화비 동상의 가녀린 그 소녀 얼굴 한 번만 바라보시라. 그 얼굴에 보복하려고 비석을 세운다면 국제사회가 뭐라 하겠나”고 했다.
김 전 앵커는 종종 정치적 발언도 했다. 2013년 11월 12일 클로징 멘트에서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고민이다. 그래서 고치려고 나섰다. 스스로 앞장서서 만든 법을 애물단지 취급할 거면 애초에는 왜 애지중지했는지 우선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5월에는 ‘19대 대선 세월호 여론몰이 의혹 사건’에 휘말려 사측으로부터 감봉 6개월 등 징계를 받았다.
김 전 앵커는 사표 제출과 함께 자신의 SNS 계정도 모두 폐쇄했다. 이재익 ‘시사전망대’ PD는 “그간 프로그램을 진행한 김성준 SBS 논설위원은 불미스런 사건으로 퇴사했다”며 “같은 조직원으로서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