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지난 4일 밤 서해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탄약창고에 미확인 신분의 괴한이 침입했다가 도주한 사건이 벌어졌다. 군(軍) 관계자가 병사들에게 ‘허위자백’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괴한 행방은 일주일이 넘도록 묘연해 갖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해군에 따르면 4일 오후 10시 2분께 2함대사령부 합동생활관 뒤 이면도로를 통해 병기탄약고 초소방면으로 뛰어가는 거동수사자를 경계병이 발견했다.
이 거동수사자는 경계병의 암구호 요청에 응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해군은 즉각 부대방호태세 1급을 발령하고 추적에 나섰지만 아직 신변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군 관계자에 의한 ‘수사교란’ 정황이 드러났다. 해군에 의하면 헌병대 조사과정에서 직속상급자(소령)가 부하들에게 ‘허위자백’을 요구한 점이 드러났다. 실제로 조사과정에서 병사 1명은 자신이 거동수사자라고 진술했다.
해군 관계자는 “많은 인원이 고생할 것을 염려해 직속상급자가 허위자수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거동수사자에 대해서는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거동수사자 도피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고의적인 수사교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군은 근래 동해에서의 ‘북한 목선’ 사태와 관련해 ‘간첩 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심지어 야당은 ‘청와대 배후설(說)’도 주장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은 “은폐, 축소, 조작은 물론 병사에게 책임전가까지 했다. 군은 찾지 못한 거동수사자를 만들어내는 조작을 시도했다”며 국방부,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함대는 부대 골프장 입구 아파트 울타리 아래에서 잠수에 쓰이는 ‘오리발’을 발견했다. 그러나 군은 골프장 근무자의 것으로 판단해 자체적으로 오리발 조사를 종료했다. 이를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 의원은 “오리발, 병사의 허위자백, 경계작전 실패 등 이번 사태의 모든 진실을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모든 의혹을 강력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