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서울 강남권의 집값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승세를 지켜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지역이 실거래가 하락을 보이면서 서울 전역으로 집값 하락세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감정원의 5월 둘째 주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그동안 강북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이끌던 노원구(-0.02%), 도봉구(-0.02%), 강북구(-0.01%)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노도강 지역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6월 첫째 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로써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로구(0.07%)를 제외한 24개 자치구 집값이 하락 내지 보합세를 나타내게 됐다.
특히 그동안 홀로 상승세를 유지해온 노도강 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서울 매매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노원구 월계동 삼호3차 전용 59㎡는 이달 8일 6억8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지난 3월 최고가인 7억4800만(4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6000만원 가량 빠진 것이다.
반면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온 강남3구는 이번 주에 낙폭이 소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변동률이 -0.23%였던 강남구는 이번 주 -0.15%로 낙폭이 줄어들었고, 서초구 역시 -0.24%에서 -0.16%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도 -0.06%에서 -0.04%로 줄었다.
강남 지역 일부 투자자들의 저점 인식과 GBC(현대차그룹 통합사옥) 착공 호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5·6 공급대책이 강남3구 매매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일부 단지는 급매물이 소화되며 상승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후 추격매수 없고 매도·매수자간 눈치 보기 장세 이어지며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기 반등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성환 연구위원은 "워낙 코로나 때문에 거시경제 자체가 안 좋은 상황"이라며 "다른 자산 가격이 다 내리는데 부동산 자산만 계속해서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경제가 빠르게 좋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나타나는 하락세가 어느 정도 이어지지 않겠나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침제 완화를 위해 정부가 부양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코로나 위기로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는 여건을 고려할 때 정부가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방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향후 부동산 정책은 당분간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유동성 확대 정책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주식, 부동산 등 투자자산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