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혜은 기자]
수도권에서 연일 두자릿 수 이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대구·경북지역은 약 세 달 가까이 한 자릿수에 머물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신천지' 중심 집단감염으로 하루 600여명 가까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던 대구는 지난 4월7일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4월8일 9명으로 그 수가 감소했다. 이후 4월8일부터 6월20일까지 74일째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에 그쳤다.
그 사이 4월10일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했으며 이후 신규 확진자가 0명을 나타낸 건 총 25일이다. 4월8일부터 6월20일까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41명에 불과하다.
청도대남병원과 경산시 소재 요양기관 등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경북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3월6일 하루에 123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세 자릿수를 넘겼지만 3월31일 2명만 추가된 이후 82일째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물고 있다. 이 기간 경북 지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05명이다.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 이후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북 예천에서는 4월 초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로부터 집단감염이 발생해 40명이 감염됐다. 대구농업마스터고등학교에서는 고3 학생이 감염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수도권은 5월 초 이태원 클럽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부천 쿠팡 물류센터, 미등록 방문판매 업체 리치웨이, 양천구 탁구클럽, 종교 소모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은 5월23일 1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9일째 두 자릿수 이상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내 감염 확산 조짐이 보이자 5월29일부터 다중이용시설과 유흥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 중이다.
통상 강화된 방역 조치의 효과는 잠복기 14일이 지난 2주 후부터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5월29일 이후 국내 주간 신규 확진환자를 보면 5월31일~6월6일엔 278명, 6월7~13일엔 332명, 6월14~20일엔 322명이다. 같은 기간 일일 평균 신규 확진환자는 각각 39.7명, 47.4명, 46명이다. 수도권에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한 이후 오히려 일일 평균 신규 확진환자 규모가 더 늘었다.
특히 수도권 외 대전·충남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판매 업체와 종교시설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전체 확진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선 비말 전파가 발생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방역 조치가 중요하다.
실제로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인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으로 한정하면 신규 확진환자는 5월31일~6월6일엔 249명, 6월7~13일엔 294명, 6월14~20일엔 209명이다. 일일 평균 신규 확진환자는 같은 기간 각각 35.5명, 42명, 29.8명으로 방역조치 적용 2주 후 신규 확진자 규모가 소폭 감소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생활방역 조치의 강화 부분, 타 지역의 강화 부분에 대해 조금 더 빠른 시간 안에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방역 수칙 준수의 주체가 되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도 필수요소다.
김용림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은 "2m씩 거리를 두고 공공장소에서 띄워 앉는다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생활 속 격리가 조금 더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회식 같은 게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세드신 분들은 특히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