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혜은 기자]
최근 2주간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확진자의 비율이 11%를 넘기면서 방역당국이 제시한 통제 가능한 범위를 2배 뛰어 넘었다. 7월엔 정부에서 지정한 여행주간과 공공·민간의 휴가철이 시작돼 코로나19 확산 위험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8일 강화된 거리두기 기준을 발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13일 오전 0시부터 6월27일 오전 0시까지 신고된 확진자 603명 중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는 70명으로 전체의 11.6%에 달한다.
정부는 코로나19 통제 가능한 조건 중 하나로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 5%를 제시한 바 있다.
26일엔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이어 경기 안양시 만안구 주영광교회에서도 11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두 교회 모두 지표환자의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경기 성남 수정구 이웃모임과 관련해 6명이 확진된 사례도 보고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임에서도 현재까지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24일에는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자동차 모임을 통해 5명이 감염되기도 했다.
수도권에 강화된 방역조치가 시행된 이후 4주차인 6월21~27일 나타난 신규 확진자는 총 280명으로 일일 평균 40명이다. 강화된 방역조치가 막 시행했던 5월31일~6월6일엔 누적 확진자가 278명, 일일 평균 39.7명이었다. 오히려 강화된 방역 조치 이후 확진자가 더 늘었다.
방역조치를 강화했음에도 신규 확진자 비율이 줄지 않는데다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은 늘어나고 있으며, 시설·집단은 물론 개인적 만남을 통해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동시다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7월부터 인구 이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란 점이다.
정부는 6월26일부터 7월12일까지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를 감안해 비대면 판매를 권장하고 있지만 명품을 할인 판매하는 백화점 등에는 개시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며 대기할 정도로 다수가 몰렸다.
7월1~19일까지는 2020 특별 여행주간이 시작된다. 아프면 집에 머물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손 씻기, 환기 등 감염 예방 수칙이 안내됐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과 뚜렷한 차이는 없다. 국내에서는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이후에도 184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여기에 7월말부터 직장인들의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부는 휴가 기간이 분산되도록 6월 마지막주부터 9월까지 공무원의 휴가를 분산시킬 계획이지만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과 휴가일정을 맞춰야 하는 직장인의 경우 특정일에 휴가가 몰릴 수밖에 없다. 민간에서 얼마나 동참하느냐도 미지수다.
결국 관건은 본격적인 인구 이동이 시작되는 휴가철 전에 지역사회의 감염 위험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활동량을 줄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서 7월에 감염 규모를 억제해야 한다"며 "휴가의 경우 자차를 활용하고 휴가 기간에도 거리두기가 실천될 수 있는 부분들이 고려될 수 있도록 안내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