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혜은 기자]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3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교인과 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격리가 시급해졌다.
교인 중 600여명은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아 이들로부터 지역사회 내 추가 집단감염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태다.
18일까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최소 320명이다. 방역당국이 지난 1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319명인데, 브리핑 이후 전 목사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서울시에서 1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52명 더 늘어난 상태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9일 예배에 참석했던 지표환자가 12일에 확인됐다. 감염 노출이 9일 예배 외에도 평일 저녁 기도회, 주말 소모임, 교회 숙식 등을 통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교회 교인 중 일부가 여전히 연락두절 상태라는 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이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 총 4066명의 명단을 확인했고 이중 3443명의 주소지가 파악됐다. 나머지 623명은 주소와 연락처 확보 등을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17일 오전 기준 이 교회 교인과 방문자 2000여명이 검사를 받아 31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양성률은 16.1%다.
현재 이 교회 교인과 방문자 등 623명이 연락두절 상태인데, 양성률 16.1%를 대입하면 약 100명이 감염자라는 얘기가 된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은 교인과 교인의 접촉자 등을 통해 직장 등을 매개로 확산되고 있다. 연락두절 상태인 교인들이 직장 등에서 다른 사람과 접촉을 하게 되면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전 목사를 비롯해 일부 교인들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집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소리를 지르는 행위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전파의 위험요인들이다.
방대본도 "확진자 중 일부가 15일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접촉자를 특정할 수가 없어서 재난문자로 공지했다"고 밝혔다.
연락이 안되는 623명이 자발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는 모두 양성으로 판정된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랑제일교회를 향한 사회적 비난으로 신분 노출을 우려하는 교인은 검사를 회피할 수도 있다.
방역당국은 선제적 검사 대상자를 확대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대본은 15일 광복절 집회 참석자, 7~13일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즉시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하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1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어느 정도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교회 참석이나 교회 방문자, 집회 참석자 또는 이들과 접촉이 있던 분들에 대한 검사를 우선적으로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선제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면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 같은 고위험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초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 발생시 성소수자 등의 이슈로 신분 노출을 우려하는 방문자의 검사 참여를 위해 익명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집회에 나갔거나 사랑제일교회에 다니는 게 익명검사를 할 정도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면서도 "(익명검사)도입이 필요하다면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