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장관 "방역조치 완화 조심스럽게 검토할 사항"
하루 평균 확진자…370.9명으로 2단계 수준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정부가 한 달가량 진행 중인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완화를 두고 고민 중이다.
3차 대유행의 특성인 개인 간 접촉이 차단 효과는 있으나 설날까지 모임을 금지한다면 일부 반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환자 수가 300명대에서 감소 추세를 이어간다면 하루 400~500명일 때 적용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는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31일까지인 현행 방역 조치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묻는 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장관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지금까지 확진자의 가장 큰 특성 요인이었던 개인 간 접촉을 차단하는 큰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우리 전통 설 문화 등을 고려할 때 연장 여부를 어떻게 할지가 현재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실행되고 있다.
비수도권의 경우 12월24일부터 식당 내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한 데 이어 방역조치를 연장한 이달 4일부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확대됐다.
이는 특정 시설 등에서의 대규모 집단감염보다 각종 모임·약속 등 개인 간 접촉을 중심으로 발생한 3차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10명 이상 모임 금지를 규정한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보다 한층 강화된 조처다. 연이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격상에도 잡히지 않던 환자 수는 12월 말 모임 금지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필요성은 환자수가 감소 추세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해 12월27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최근 4주간 확진자 감염 경로를 보면 개인 간 접촉으로 인한 산발 사례인 선행 확진자 접촉 비율은 36.0%→38.9%→41.3%→44.7% 등으로 되레 증가 추세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함께 31일 자정까지 전국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유지했다.
고민이 커지는 건 이런 사적 모임 금지가 설 명절 가족 모임에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모임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거주 공간이 같은 가족 등이 모이거나 돌봄·임종 등에 한해서다. 세배 등을 위해 가족이 모일 때도 거주공간이 다르다면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이번 3차 대유행 들어 정부는 방역 조치 완화에 대해 연일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권 장관은 "300명대 수준은 2단계 기준이지만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겨울철이고 혹시 모르는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고 한편에서는 이동량이 많은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며 "그래서 방역조치에 대한 완화는 조심스럽게 검토돼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과 같은 감소세가 주중에도 이어진다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5단계는 1주간 전국 국내 발생 확진자가 하루 평균 400~500명일 때 적용된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평균 확진자는 370.9명으로 2단계 수준에 해당한다.
정부는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해 12월8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의 거리 두기 단계를 유지하면서 일부 집합금지 시설 운영을 허용하는 등의 조정을 한차례 진행했다.
권 장관은 "300명대이기 때문에 단계 조정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현재 관련 협회, 단체, 지자체, 중앙부처, 생활방역위원회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