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2021년 4·7 재보궐선거가 막이 올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서울과 부산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인해 투표율이 50%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이 선거의 승패에 따라 영향을 받고 국민의힘은 연이은 선거 참패로 침울해진 당내 분위기를 쇄신 반전시킬 기회가 될 것이기에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굳히기 들어간 오세훈 VS 역전 노리는 박영선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거 굳히기에 들어 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오세훈 후보라는 응답이 57.5%, 박영선 후보라는 응답이 36.0%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1.5%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밖으로 벌어졌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 막판 역전 승리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오세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더불어 정책 홍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박 후보는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에 오세훈 후보가 선출된 데 대해 “실패한 시장이냐, 거짓말하는 시장이냐, 미래를 말하는 박영선이냐의 구도”라고 말했다.
특히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집중 제기함과 동시에 부동산 정책에도 집중하고 있다.
박 후보의 부동산 공급 대책은 30년 이상 된 낡은 공공임대주택을 재개발해 평당 1000만 원의 ‘반값 아파트’를 분양하겠다는 공급책을 공약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향후 5년 동안 공공분양주택 30만 호를 공급하고, 강남을 포함한 민간의 재건축과 재개발은 허용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각종 의혹에도 선두 유지하는 박형준 후보
엘시티 의혹과 자녀 입시 의혹, 각종 부동산 의혹을 제기하는 여당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며 선거 막바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박형준 후보가 김영춘 후보를 약 2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1일 한국리서치 · 코리아리서치 · 입소스가 KBS · MBC · SBS 의뢰로 부산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46.8%, 김 후보의 지지율은 26.7%로 나타났다. 두 후보간 격차는 20.1%포인트였다.
박 후보는 50대(55.3%)와 60세 이상(67.1%)에서 김 후보를 앞섰다. 김 후보는 40대(41.3%)에서 비교적 지지율이 높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역전을 노리는 김영춘 후보는 부산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기업과 투자자가 부산으로 몰려오는 순간을 만들어 부산 재생의 ‘골든타임’을 강조한다. 김 후보는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핵심 공약으로 삼고 가덕도 신공항을 2029년까지 개항한다.
박형준 후보는 ‘어반루프’ 구축을 내세운 공약에서 가덕도 신공항 접근 문제를 ‘어반루프’로 해결하겠다고 한다.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되고 엑스포를 유치하면 수많은 방문객이 예상되며, 어반프루를 건설해 3천 900만 명을 수송하면 교통 선진도시로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후보간 치열한 네거티브 공세…피로감 호소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여야 후보간 상당한 지지율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거티브는 그 어떠한 선거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에는 선거 이슈가 ‘내곡동 땅’에 잠식됐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현재 양 진영의 네 후보 모두 상호 고소와 고발을 전개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어 선거 이후에도 상당한 정치 쟁점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쏟아내는 막말에 청년 세대들이 ‘선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2030’ 세대 투표율에 영향을 줄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거친 언사를 동반한 네거티브 선거전에 청년들은 정치권을 향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에 누적되어있던 반감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에 거주하는 조모(32)씨는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안 좋은 사건은 터지니까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면서 “그런 게 기저에 깔려 있는 상태에서 막말까지 하니까 더 비호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너무 흑색선전이 많다. 내가 잘나서 뽑혀야 한다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이 못돼서 내가 돼야 한다 이렇게 노선을 잡는다”고 비판했다.
청년 세대는 상호 비난이 아닌 공약 중심의 선거전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