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보행자 10여명·차량 10여대' 들이받아
여수시 한재사거리서...운전자 등 16명은 중경상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전남 여수시 한재사거리에서 지난 20일 대형 충돌사고를 일으킨 차량을 싣고 가던 카캐리어는 화물칸을 늘린 불법 개조 차량으로 확인됐다.
21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8시 56분께 승용차 등 5대를 싣고 한재사거리 교차로를 향해 내리막을 내려오던 카캐리어는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시장 쪽으로 우회전을 하려다 횡단보도를 지나던 행인과 신호대기 중이던 차들을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행인 3명이 숨지고 차량 운전자 등 16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 12대가 연쇄 충돌 충격으로 파손됐다.
이 과정서 탁송차 운전석 위에 실려 있던 검은색 승용차 1대가 행인이 지나던 차로에 떨어지면서 차량 고박(화물고정) 부실 여부 및 불법 개조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 조사에서 탁송차 운전자는 "내리막길에서 우회전을 하기 위해 내려오다가 제동장치가 작동이 안 됐다"고 진술했다. 또 화물량을 늘리기 위해서 불법 개조를 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실 고박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아 이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불법 개조 여부는 교통안전공단에 의뢰하고 부실 고박 및 과적 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21일과 22일께 교통안전공단과 국과수의 현장 감식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 브레이크 파열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를 펼친다.
여수경찰서는 탁송차 운전기사에 대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대형차량이 횡단보도를 덮치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정확한 수사를 통해 고박 의혹 및 불법 개조 등 의혹을 해소하고 비슷한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 등과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