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동력의 원천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동력을 만드는 엔진은 대통령과 여당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엔진이 되어 국정운영의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현실에서 국정운영 동력은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국정운영 지지도’를 지표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취임 100일도 되기도 전에 국정운영 동력을 만드는 두 개의 엔진에 문제가 발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30% 초반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정례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5월10일 취임 후 5월 마지막주 긍정평가 54.1%를 기록했으나, 두 달이 지난 7월 3주차에 긍정평가가 33.3%로 하락했다. 국민 10명 중 6~7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지지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엔진인 국민의힘 지지도도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되었다. 리얼미터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5월 4주차 50.8%로 민주당(37.7%) 보다 13.1%포인트 앞섰다. 그 결과 6월1일 지방선거에 압승했다. 그러나 7월 3주차 정당지지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힘이 39.7%로 민주당(44.6%)에게 4.9%포인트 뒤지고 있다. 두 엔진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얻은 48.6%의 지지율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국민여론에 대한 생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7월 초 기자들이 지지율 하락에 대해 묻자 “저는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고, 오로지 국민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정운영 동력은 국민의 지지도와 비례한다.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야당의 반대를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석열정부는 법치국가 실현에서 국정운영 동력을 찾고 있다. 그 엔진은 ‘과거 정부 때리기’와 ‘북풍’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북한 어민 북송 적법성 등을 정치 쟁점화하고 법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정책 방향도 법인세와 부동산세 인하, 주 52시간 탄력 적용, 탈원전 정책 폐기 등 문재인정부의 주요 정책을 되돌리고 있다. 엔진 오일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청와대 대통령실 인사 채용 원칙에 대한 불공정 시비,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의 독점, 취지와 달리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를 키우고 있는 ‘도어스테핑(doorstepping‧출근길 약식 기자회견)’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대표의 막말과 인사청탁, 내부의 권력투쟁과 ‘윤핵관’의 갈등은 책임지는 여당이 아니라 이전 투구하는 정치 패거리 모습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새 정부의 엔진은 ‘과거 심판’이 아니라 ‘미래비전’과 ‘국민통합’이 되어야 한다.
미래비전과 국민통합의 핵심 구성은 ‘소통’과 ‘협치’이다. 다양성과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와 토론를 통해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다. 네거티브로 대통령 선거를 치렀더라도 새 정부 취임 후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국민의 여론을 통합하고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협치를 실현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다양한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의 도움과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도움 없이 국정운영의 동력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 기조의 전환’과 ‘인물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국정운영 기조의 전환은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것이다. ‘과거 정부 때리기’가 아니라 커지고 있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정운영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 핵심은 국민에게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한반도의 신냉전체제 대신 평화를 유지하고 정착시키는 것이다. 한미일 삼각동맹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기초로 중국 및 러시아와 선린‧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남북대화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 그 결과는 위기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정운영 기조의 전환과 함께 소위 분란의 씨앗이 되고 있는 ‘윤핵관’의 힘을 빼고, 실패하고 한물간 과거를 정책을 재탕하고 있는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핵심적으로 일했던 인사들의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문재인정부의 반사정책이 아니라 미래비전과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물, 신냉전이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고 정착시킬 수 이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내 편, 네 편으로 나누지 말고, 실사구시의 탕평책을 구현해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야당과 협치하지 못하면 결국 ‘오만’과 ‘독선’의 모습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헌법에 대통령의 임기가 5년 보장되었다고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제왕처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민 생활의 안정과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좀 더 낮은 자세와 책임지는 모습으로 여소야대의 정국을 슬기롭게 돌파해 나가야 한다.
윤석열정부의 두 개의 엔진은 독자성을 유지하며 민주적으로 구동되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이중대가 될 경우 사실상 하나의 엔진은 멈추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국정운영 동력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 것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서로 박자를 맞추되 각자의 독자적인 영역에서 보완제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힘은 국민과 소통하며, 필요할 경우 대통령실을 견제하기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핵관’ 등 특정 세력이 당 운영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모자이크 그림처럼 수렴되는 민주적 운영이 절실하다.
주권자인 국민들은 국정운영의 책임자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고, 이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압승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윤석열정부는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삐걱거리는 두 개의 엔진을 시급히 점검하고 재가동해야 한다. 정부가 출범한 지 채 100일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엔진을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면, 다시 국정운영의 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글쓴이 = 백왕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전 내일신문 기자
전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 부소장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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