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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벌금 못내는 빈곤층, 노역 대신 '사회봉사'…檢, 대체집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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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벌금미납자 '사회봉사 대체' 확대 지시
코로나19 장기화로 벌금미납자 해마다 증가
노역유치로 경제기반 붕괴…교정시설 과밀도
경제력 판단 위한 기준 넓혀 사회봉사 대체↑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앞으로 벌금을 내기 어려운 빈곤·취약계층은 노역장 유치 대신 사회봉사를 하게 될 전망이다.

 

2일 대검찰청 공판송무부 집행과는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대체집행 확대를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검찰은 빈곤·취약 계층 벌금 미납자를 노역장에 유치하는 대신, 사회봉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들 중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벌금을 내지 못한 사람은 검사의 청구에 따른 법원의 허가로 벌금형을 사회봉사로 대체하는 게 가능하며, 신청 요건을 기존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250여만 원인 중위소득 대비 50% 이하에서 350여만 원인 7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진 탓에 벌금 미납은 급증하는 추세다.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미납한 건수는 ▲2019년 13만8000여건 ▲2020년 14만2000여건 ▲2021년 19만9000여건으로 나타났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극심했던 지난 2020년의 경우 수원지검 안양지청에서 벌금을 내지 못하는 법인에 대해 사회봉사를 받게 한 사례가 있다.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된 이들 중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체의 93%에 달하며,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는 60%에 이른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빈곤·취약계층이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면 가족 및 생계와의 단절, 교정시설 수용으로 인한 낙인과 범죄학습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기초수급권 지정이 취소돼 경제기반이 무너지는 악순환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뿐만 아니라 벌금 미납자의 노역장 유치로 교정시설 과밀화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5년간 하루 평균 교정시설 수용인원 중 노역장에 유치된 이들은 2.8%를 차지한다. 일본이 0.6%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대검은 벌금 미납자가 직접 사회봉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을 안내해 이른바 '수감생활 대신 땀 흘리기'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농어촌지원(모내기, 대게잡이 그물손질) ▲소외계층지원(독거노인 목욕봉사) ▲긴급재난복구지원(제설작업) ▲지역사회지원(벽화그리기) ▲주거환경개선지원(다문화가정 도배) 등이 있다.  

 

사회봉사를 시작하게 되는 시기도 개인의 생업이나 학업, 질병 등의 상황을 고려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벌금을 일부만 냈거나 분납하는 사람도 남은 금액에 대한 사회봉사 신청이 가능하다.

 

이 밖에 대검은 벌금의 분납이나 납부연기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검거된 벌금 미납자를 상대로 면담을 실시해 미납 사유, 건강상태, 납부 의사 등을 확인한다. 검사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미납자의 신체·정신적 건강상태를 고려해 노역이 힘들다고 판단하면 직권으로 분납과 납부연기를 허가할 수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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