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경제 전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중에도 대(對)러시아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품,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유럽에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축소하며 겨울철 에너지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 서유럽에선 일부 정치인들이 대러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에선 극우 정당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대표, 독일에선 미하엘 크레취머 작센주 총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의 대부분 정치인들이 대러 제재와 러시아 에너지 대체 전략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또 대부분의 동유럽 회원국에선 유권자들과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전화 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EU제재는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있는 휴전 협정의 맥락에서만 재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독일 관리는 "그는 기본적으로 푸틴 대통령에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만이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역시 서방의 든든한 지지자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사임에도 러시아 경제 봉쇄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 득표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극우 정당 '이탈리아 형제당'의 조르지아 멜로니가 러시아 제재를 강력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도 보리스 존슨 총리의 사임에 따른 정치적 리더십 교체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
무지타바 라흐만 유라시아 그룹 유럽 대표는 "제재 완화 모멘텀을 보기 어렵다"며 "유럽 국가들이 많은 추가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낮다"며 "제재에 대한 논의는 더디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위 관리들과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고 러시아의 전쟁범죄 증거도 늘어나면서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화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