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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왕순 칼럼

【백왕순 칼럼】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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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는 권력은 없고,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한번 성하면 반드시 쇠하고, 권력은 유한하다’는 의미를 비유하는 말이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5년 단임제 대통령제인 대한민국은 ‘권불오년(權不五年)’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10년을 넘어 연속 집권한 정당은 없다. 권력은 유한하다. 권력의 주인인 국민이 오만하고 주권을 훼손하는 대리인들을 선거 때마다 갈아치우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역할과 권한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권력을 입법·행정·사법부로 삼권분립하고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고 있다. 요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 친윤 의원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헌법의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당이다. 국민의힘은 입법부인 국회의 영역이며,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하부조직이 아니다. 또한 정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 과정은 자유롭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대표와 지도부는 대통령이 낙점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이 선출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친윤 의원 등은 자신들과 뜻이 맞지 않은 나경원 전 의원의 대표 출마를 사실상 저지하고, 이제 양강구도를 만들고 있는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대표 경선에서 안 후보를 선택하지 말라는 ‘좌표 찍기’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분명한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다. 삼권분립 정신의 훼손이며, 정당민주주의의 후퇴이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서 안 후보를 공격한 이유는 아마도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윤 대통령이 김기현 후보를 대표로 만들어 국민의힘을 호위무사로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실이 원하는 사람들을 공천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일체화’하고, ‘성공한 대통령 윤석열’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윤 대통령 사람들이 당선되어 국정운영의 험난한 길을 돌파하는 선봉대가 되고, 퇴임 후에는 바람막이 호위무사가 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윤 사람들은 그들만의 ‘영원한 권력의 왕국’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두 개의 관문, 3‧8 전당대회와 내년 4‧10총선 

 

그들만의 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개의 관문이 있다. 하나는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대표로 당선되는 것이며, 또 하나는 내년 4‧10총선에서 제1당이 되는 것이다.

 

첫 번째 관문은 당원들이 중심인 선거인단 84만 명의 선택이다. 이들의 선택을 예측할 수 있는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여론조사 결과,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중 이준석계 후보들이 모두 본선에 올라가고,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탈락했다. 

 

세상이 진화하고 있다. 제왕적 총재 시절의 정당이나 당원들이 아니다. 여야를 떠나 당비를 내는 당원은 일반 국민보다 정치의식이 높은 사람들이다. 정치의식이 높다는 것은 주인의식이 높다는 의미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2년 전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도 아닌 36세의 젊은 청년 이준석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했다. 3‧8 전당대회에서도 낡은 과거 방식으로 당을 장악하려는 대통령실의 뜻대로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들이 당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지금 상태로는 두 번째 관문인 내년 4‧10총선에서 제1당이 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실과 친윤 의원들은 영남의 의석수가 호남보다 38석이 많아 충청과 수도권에서 반타작만 해도 제1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선거를 진두지휘한다면 제1당의 될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의 뜻이 바로 투과되는 ‘투명체 대표’를 만드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의 성격이 될 것이다. 총선 결과는 지지층인 ‘집토끼’의 단결보다 30%에 가까운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이 결정한다. 수도권 중도층은 상식적인 국정운영과 민생안정을 위해 협치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대통령 중심으로 계파를 만들기, 줄 세우는 정당에 마음을 줄 수 없다. 특히 공정한 공천이 아니라 비상식적으로 대통령실에서 내리꽂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중도층뿐만 아니라 당원들도 등을 돌릴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 대표 경선에 개입하는 것을 멈추고, 84만 당원들에게 맡겨야 한다. 

 

성공한 대통령의 길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영원한 권력’을 가지는 것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시대의 요구는 개인의 자유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의 확대와 공정한 사회의 구현이다. 자유로운 민주주의와 공정한 사회는 개인의 자발성을 인정하고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상생하는 민주주의다. 그 출발은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획일화, 일체화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독재 시대의 유산이다.

 

국민의 요구는 민생안정과 평화로운 일상이다. 가계수입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물가와 금리가 치솟아 일상이 불안한 상태이다.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 청년들은 더욱 심각하다. 상대적 양극화와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또 전쟁의 불안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일상을 누려야 한다.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는 화살이 되어 대통령과 여당으로 향할 것이다. 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부각해도 민심의 화살은 피할 수 없다. 당 운영은 84만 명의 당원에게 맡기고, 다양성과 차이를 포용하는 국정운영, 민생안정과 경제회복, 한반도 평화 정착에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글쓴이=백왕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전 내일신문 기자

전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 부소장

전 평화재단 통일의병 대표

모자이크민주주의평화그룹 공동대표

 

**.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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