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가 29일 전격 자수하면서 유씨 도피를 도운 핵심 조력자들의 신병이 확보 돼 유씨의 죽음에 어느 정도 단서가 나올 것으로 기대 했으나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검찰은 마지막까지 유씨를 도운 양씨나 '김엄마' 김명숙(59·여)씨를 통해 유씨의 마지막 도주 경로, 사인, 사망시점 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이들은 순천 별장 이후 유씨 행적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어 유씨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마지막 순간이 영원한 뭍이 는게 아니냐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에 따르면 이날 자수한 양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 5월 23∼24일 유씨를 마지막으로 봤다고 진술했다.
양씨는 25일 새벽 3시경 자신이 머무르고 있던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 인근 연수원에까지 검찰 수사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별장에 은신 중이던 유씨에게 미처 연락도 하지 못하고 혼자서 승용차로 타고 전주로 달아났다.
양씨는 이후 경기도 안성 금수원으로 복귀한 뒤 다시 유씨를 찾으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그는 자신과 당시 별장에서 유씨와 함께 있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여신도 신모(33·구속기소)씨 외에 유씨들 돕던 제3의 조력자는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후 양씨는 김엄마 김씨와 함께 (순천에 두고 온 유씨에 대해) 걱정은 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씨 사망시점과 사인 등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핵심 신도인 신씨는 검찰 진술에서 지난5월 25일 검찰이 별장을 덮치자 유씨를 별장 내 비밀공간에 숨겼다고 진술한 바 있다.
신씨 진술이 맞다면 별장 내 비밀공간에 숨어 있던 유씨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종료된 이날 자정께부터 경찰의 정밀 감식이 시작된 26일 오후 3시 사이에 별장을 빠져나와 인근 숲으로 홀로 도망간 것으로 보인다.
또 유씨가 양씨 등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이 차단된 상황에서 산속을 홀로 헤매다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별장에서 불과 2km가량 떨어진 매실 밭에서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추정 하고 있다.
별장 이후 유씨의 모습을 목격한 사람이나 도주 경로를 추정할 만한 물증이 발견되지 않으면 유씨의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영원히 미궁 속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