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며 하루 종일 잠적한 가운데 15일 정계에서는 새정치연합 분당론까지 흘러나오면서 ‘야당부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야권발(發)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안철수 의원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 지 6개월도 채 안 된 시점에서 6·4지방선거와 7·30재보궐선거의 잇단 패배에 이어 세월호 특별법과 비대위원장 영입 문제 등을 놓고 내홍이 격화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에서 새정치연합의 분당에 이은 정계개편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당내 강경파에 맞서 최근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세력화에 나선 중도파가 대치중인 형국 속에 각 계파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박 위원장이 탈당설을 통해 강경파에 맞서 정면 돌파를 모색하고 있지만 강경파는 이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고, 이상돈 교수 영입과정에서 불거진 박 위원장과 문재인 의원 간 진실공방으로 문 의원의 정치적 역량에 대한 기대가 적잖게 무너짐에 따라 친노(親盧·친노무현)계 분화 조짐도 엿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박 위원장과 긴밀하게 접촉해온 이상돈 교수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분당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고 ‘이제 당신은 박영선 의원하고 지옥까지도 따라갈 형편이 됐다’는 지인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박 위원장과의 협력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박 위원장의 탈당과 함께 분당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야당 발 정개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몇몇 관측자들이 예측(하는) 그런 것(상황)까지 될 수도 있다”며 “(새로운 야당에 대해서는) 작은 능력이라도 보태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 정권이 그렇게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 실패하는 길이 있고, 야당도 수권체제가 없다, 그러면 뭔가 제3정치세력이 있어야만 대한민국을 끌어갈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김한길 전 대표의 배후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지만 김 전 대표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김 전 대표는 박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 “오히려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시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일단 박 위원장을 따라 당을 나가거나 옮길 만큼 측근 의원들이 세력화되어 있지 않은데다 과거 분당사태 등 경험에 비춰볼 때 이렇게 분열돼서는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탈당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는 발언도 잇따랐다. 원혜영 의원은 “'나 죽겠다'고 해서 진짜 죽나. 사람이 힘들면 마음에 없는 말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이상민 의원도“박 위원장이 탈당할 리가 없다. 근거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강기정 의원은 “2007년에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 김한길 대표가 통합을 위한 탈당이라고 하면서 (탈당을) 했는데 그 때 경험이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에 이런 문제로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박 위원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당직자들과 원내부대표들이 탈당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각각 긴급회동을 갖고 “어떤 경우에도 탈당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만약 조금이라도 박 위원장이 탈당 의사가 있다면 이를 적극 만류키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