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과학자들이 언어 학습과 관련된 인간 뇌 유전자의 핵심 부분을 쥐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으며 그 결과 인간 뇌 유전자를 이식받은 쥐들은 일반 쥐들보다 미로 안에서 식품을 찾아내는 새로운 방법들을 훨씬 빨리 터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것 같은 뇌 이식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서로 다른 종 간 유전자 이식이 인지력 등 뇌의 학습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뇌 이식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이식이 미치는 영향을 개별 유전자 별로 특정시킴으로써 개별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인간 뇌의 독특한 능력을 갖추는데 어떤 기능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9년 진행된 이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언어 학습과 관련된 인간 뇌의 FoxP2 유전자를 수백 마리의 쥐들에게 이식시킨 결과 쥐들의 뉴런이 보다 복잡하게 진화하고 더 효율적인 뇌 회로를 갖추게 됐음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크리스티안 슈라이바이스와 앤 그레이빌 교수는 인간 뇌 유전자를 이식받은 쥐들은 미로 안에서 초콜릿을 찾아내는 경로를 7일만에 알아내 인간 뇌 유전자를 이식받지 않은 쥐들이 이를 찾아내는데 11일이 걸린 것에 비해 훨씬 빨랐다고 미 국립과학원회보지(PNAS)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미로 안의 모든 랜드마크들을 제거하고 감각에만 의존해 초콜릿을 찾도록 했을 경우 인간 뇌 유전자를 이식받지 않은 쥐나 이식받은 쥐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이빌 교수는 인간의 언어 구사와 관련된 Foxp2 유전자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기억에 관여함으로써 인지능력의 유동성을 키워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