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강신명 경찰청장이 21일 경찰 조직의 타성을 타파하고 치안력을 높여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경찰 지휘부, 각계 내빈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강 청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희망의 새 경찰’이라는 구호를 제시하면서 “희망의 새 시대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만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며“기존의 관행과 타성을 과감히 타파하고 치안경쟁력을 강화해 '깨끗하고 유능하며 당당한 경찰'로 거듭나자”고 주문했다.
특히 사고 대응에 필요한 초기 시간인 이른바 '황금시간(골든타임·Golden Time)'을 지켜내 국민의 안전을 사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청장은 “관할이나 부서 구분 없이 가장 가까운 경찰관이 출동해 국민 안전의 골든타임을 기필코 지켜 안전과 질서라는 국민이 부여한 소명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취임 일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강 청장은 지난 8월25일 취임 후 “경찰이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는 경찰이 존재 이유인 '안전과 질서'에 몰입할 때 극복할 수 있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찰로 거듭나 하루 빨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자”고 언급했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도 경찰관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국민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의 삶이 안전하게 지켜진다는 확고한 믿음이 들 때까지 치안의 사각지대를 없애나가는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공직을 개혁하고 사회 적폐를 해소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내야만 한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곧 정부에 대한 평가의 잣대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청렴하고 공정한 공직자의 표상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본 행사에서는 최종헌(55) 중앙경찰학교장(치안감)이 홍조근정훈장을, 윤성인(54·여) 경기지방경찰청 아동청소년계장(경정)이 녹조근정훈장을 각각 받았다.
온조근정훈장은 고(故) 신종환(51) 경사에게 돌아갔다. 신 경사는 광주 광산경찰서 재직 시절인 지난 2001년 3월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용의차량을 추격하다가 순찰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해 14년간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 달 숨을 거뒀다. 이날 신 경사의 아내인 왕춘자(50·여)씨가 대리 수상했다.
부산지방경찰청과 강원 춘천경찰서 등에게는 대통령단체 표창이 수여됐다. 이들을 포함해 전국 총 403명(훈장 31명, 포장 33명, 대통령표창 161명, 국무총리표창 178명)이 포상의 영광을 안았다.
앞서 열린 사전행사에서는 안전과 질서 확립 성과를 담은 디지털 액자와 국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전시했다. 재능 경찰관 3개 팀과 초청가수 공연도 펼쳐졌다. 우천 관계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기마대 퍼레이드와 어린이악대 공연은 취소됐다. 이날 오후 8시부터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27회 국민과 함께하는 어울림 음악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