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백미는 '일루미네이션 시어리(Illumination Theory)'다. 약 20분간 장엄한 메탈 오페라가 펼쳐졌다. 강렬한 메탈과 록 발라드 등이 뒤엉키며 한편의 대서사시를 쓴다. 금속성의 강렬한 사운드에 서정성이 묻어났다.
지루하다고 노래 시작 전 전주를 5초도 들려주지 않은 한국 가요 신이다. 24일 밤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서 열린 미국 록밴드 '드림 시어터' 내한공연은 정공법이다. 뮤지션은 '라이브 콘서트'에서 노래·연주로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속칭 'CD를 먹었다'는 표현이 알맞았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12집 '드림시어터' 수록곡의 라이브 연주는 CD와 다를 바 없었다. 오차 없는 정교함에 생생함까지 얹었으나 금상첨화다.
한국계 미국인 존 명(47)은 차분한데, 베이스 연주는 속주다. 검은 긴 머리가 살짝 흔들릴 뿐 격한 몸짓 하나 없이 손가락을 바삐 움직인다. 보통 베이스 기타는 4현인데 그의 것은 6현이다.
존 페트루치(47) 역시 아무렇지 않게 기타를 잡고 달린다. 제임스 라브리에(51)의 보컬은 여전히 날카롭게 저릿저릿하다. 2010년 팀에 합류한 마이크 맨지니(51)는 연신 존재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탱크를 연상케 하는 괴물 같은 드럼 세트에 둘러싸여 세계에서 제일 빠른 '스트로크'를 선보인다. 조든 루데스(48)는 키보드와 함께 아이패드로 연주한다.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답게 계속 진보한다.
어느덧 데뷔 25주년, 다섯 멤버 나이는 쉰 안팎이다. 앙코르 포함 3시간 동안 지치지 않았다. 사운드를 탐구하는 학자처럼 내내 파고들었다. 악스홀 무대 중 최고 사운드다. 앙코르 첫 곡으로 '오버처1928(Overture1928)'이 흘러나오자 다시 시작이다. 약 1500명의 팬은 공연내내 외치던 기함을 이어간다.
80분 공연하고 인터미션 20분, 다시 80분 공연을 이어갔다. 그간 앨범의 커버 이미지를 롤플레잉 게임처럼 이은 인트로를 비롯해 연주와 영상이 시너지를 주고받았다. 악스홀은 말 그래도 '드림시어터'였다. 2000년 첫 내한 이후 어느새 7번째다. 8번째가 벌써 기다려진다.
< 사진> 액세스 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