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17·세화여고)가 월드컵 여자 1500m 준결승을 앞두고 기권했다. 관심을 모았던 최민정(16·서현고)과의 맞대결도 무산됐다.
심석희는 2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준결승을 앞두고 기권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김재열) 관계자는 "심석희가 상하이에서 열린 지난 월드컵 3차 대회부터 감기 몸살을 앓아왔다.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대회 출전을 감행했는데 어제부터 상태가 심해져 출전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심석희가 마지막 남은 3000m 계주에 출전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소치동계올림픽을 통해 쇼트트랙의 여왕으로 우뚝 선 심석희는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1차 대회에서 3관왕(1000·1500·3000m계주)을 차지하며 순항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차 대회에서도 1000m 정상을 차지해 2012~2013시즌 첫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뒤로 월드컵 대회 12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상하이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는 1000m와 1500m에서 은메달에 그쳐 '금빛 질주'를 멈췄다. 예정됐던 3000m 계주에서도 나서지 않아 개인·단체종목 모두에서 '노 골드'로 대회를 마쳤다.
심석희는 안방에서 예정된 이번 4차 대회를 통해 명예 회복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여자 1000m 파이널 A에서는 레이스 운영에 애를 먹으며 입상에 실패했다.
개인전 가운데 한 개 남은 1500m에서 자존심을 찾으려고 했지만 준결승을 앞두고 기권을 해 3차 대회에 이어 4차 대회까지 두 대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써 안방에서 벌이는 최민정과의 맞대결도 무산됐다.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 받아온 최민정은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로 올라온 뒤 좋은 성적을 냈다.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여자 1500m 금메달, 월드컵 3차 대회에서 1000m 금메달을 수확, 심석희와 함께 진정한 에이스 자리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심석희가 1500m에서 기권해 최민정과 노도희(19·한체대)만이 준결승에 올라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