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러시아 기업들이 27일 개성공단에 입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정부는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날 "북한에 투자하길 원하는 러시아 기업이 늘고 있다고 러시아 극동개발부가 26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러기업협의회 비탈리 수르빌로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러시아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며 "북한이 공식적으로 러시아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수르빌로 회장은 "북한 당국이 러시아 측에 약속한 대로 기업인들을 위한 복수 비자 발급과 인터넷, 휴대전화 사용 등을 신속히 이행했다"며 북측의 태도를 호평했다.
그러나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러시아기업이 개성공단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측과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개성공단은 개발될 당시부터 1단계 개발부지에 대해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우리측의 LH공사, 현대아산 간에 체결한 토지임대차 계약에 의거해 우리측이 향후 50년간 토지이용권을 갖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국기업이 개성공단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측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 대변인은 다만 "만약 러시아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다면 우리쪽 해당되는 기관에 의사를 전달해 올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외국기업들의 개성공단 진출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 구체적으로 특정기업이 개성공단에 진출하기 위해 우리측에 사업계획승인을 요청해온 것은 없지만 개성공단 재가동 이후 현재까지 40여개 이상의 외국기업들이 투자상담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일부 외국기업들은 투자관심을 표명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