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엔·달러 환율이 뉴욕 외환시장에서 28일(현지시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과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미국 '월 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뉴욕 시장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장에서 123.97엔을 기록해 2002년 12월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오전장에서는 한때 124.46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화 강세는 미 인플레이션 정책이 예상보다 빨리 도입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온 지난 22일 이후 두드러졌다. 또한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올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발언해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16개국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해 산정되는 '월 스트리트 달러 지표'는 6주 만에 0.1% 상승해 87.33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지표는 지난 5주 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투자자들은 달러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금융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수익률에 목말라 있는 투자자들에게 달러화는 좋은 투자처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 3~5월은 미 경제 지표가 약세를 보여 미 연준은 금리 인상을 미뤘었다. 그러나 지난주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는 다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는 그리스와 채권단 간의 합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투자자들이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판단, 달러화보다 유로화에 투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로화는 이날 0.4% 상승해 1유로당 1.0948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엔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가 2012년 이후 30% 하락해 일본 대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됐으며 1988년 이후 일본 주식은 가장 오랜 시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필요하다면 엔저 현상을 조절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관계자들은 일본 경제 회복을 위해 갑작스레 도입된 채권 구매 프로그램으로 인해 엔화 약세에 가속도가 붙은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엔화는 단기간에 1달러당 125엔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라고 토드 엘머 시티그룹 통화전략가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