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차별성과 웰메이드. 시청률보다는 화제성을 지향한다.”
30일 오후 1시30분 마포구 상암동 JTBC 본사에서 드라마 CP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송원섭 드라마기획1팀장이 JTBC 드라마의 지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송원섭 드라마기획1팀장과 박준서 드라마기획2팀장, 조준형 드라마제작2팀장이 참석했다.
송 팀장은 현재 방영 중인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연출 이태곤, 극본 백미경)의 책임프로듀서, 박 팀장은 7월말 첫 방송될 동명웹툰 원작의 ‘라스트’(연출 조남국, 극본 한지훈), 그리고 조 팀장은 9월 첫 방송될 메디컬 재난극 ‘디데이’(연출 장용우, 극본 황은경)의 책임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송원섭 팀장은 “시청률을 넘어서는 지표가 바로 화제성”이라며 “시청률 20%가 넘는 주말드라마보다 그 절반도 안됐지만 전국적 화제를 모은 ‘미생’같은 드라마가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생‘처럼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드라마, 지상파에서 하지 않는 차별화된 드라마를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장르극 ‘라스트’와 ‘디데이’는 그런 점에서 지상파에서 시도하지 않은 특이한 소재의 드라마이자 시대정신을 대변한다는 공통점이 지녔다는 게 그의 설명.
“두 작품은 모두 시청자들이 현재 갖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불만들을 대변하는 요소가 있다. ‘라스트’의 경우 주인공 태호는 개천에서 난 용 같은 캐릭터로 현실의 벽에 무참히 꺾여 노숙자가 되나 다시 극복해가는 인물이다. ‘디데이’는 서울에 닥친 대지진이라는 재난 속에서 우리를 구해줄 영웅은 정부나 정치인이 아닌 우리 서민들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박준서 팀장은 ‘라스트가 지닌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작이 강렬한 액션 누아르로서 공중파에서 다루기 힘든 면이 있다”며 “서울역 노숙자를 중심으로 구축된 지하경제조직이라는 드라마적 구성이 좋아서 주목했고, 지상파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찾는 우리의 지향점과도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웰메이드를 지향한다. JTBC는 그동안 2011년 개국기념으로 편성한 정우성 한지민 주연의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연출 김규태, 극본 노희경)을 시작으로 비지상파 드라마로선 처음으로 10%대 시청률의 벽을 넘어선 ‘무자식 상팔자’(연출 정을영, 극본 김수현)등 화제작을 내놨다.
안판석 감독, 정성주 작가 콤비의 ‘아내의 자격’과 ‘밀회’는 시청률도 높았지만 지상파 히트작에 버금가는 화제성을 모았다.
지난 6월말부터 방영 중인 주진모 김사랑 주연의 ‘사랑하는 은동아’는 시청률은 평균수준인 1-2%대지만 시청자 반응이 좋다. 네이버N스토어 방송콘텐츠 스트리밍 다운로드 종합 1위에 오른 바 있고, 중국의 포털사이트 소후닷컴 한국드라마 순위소개 코너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송원섭 팀장은 “JTBC에서 그동안 20여 편의 드라마를 방송해서 성공한 작품도 있고 묻힌 작품도 있는데 대외적으로 부끄러운 드라마는 만들지 않았다”며 “일정수준 이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웰메이드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웹툰의 드라마화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경향”이라고 답했다. JTBC는 올 10-11월경 최규석의 웹툰 ‘송곳’도 드라마화한다.
송원섭 팀장은 “웹툰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검토중”이라며 "현재 서너편을 보고 있는데, 대중들이 즐겨 소비하는 서사물로서 웹툰만한 장르가 없어서 앞으로도 웹툰의 드라마화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서 팀장은 “‘라스트’의 경우 원작이 가진 세계관을 갖고 와서 드라마 작가가 재구성했다”며 “웹툰의 확장판처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웹툰의 드라마화에 대해서는 “단지 소재가 재미있다거나 작가의 인지도가 높은 작품보다는 작품의 세계관을 더 중요하게 본다”며 “‘송곳’도 탄탄한 세계관을 가진 웹툰이라 드라마가 성공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팀장은 또한 “드라마는 메시지를 담고 그걸로 인해 보는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단지 그 시간이 즐거운 예능프로그램과 다른 특징을 지녔다”며 “‘라스트’도 생각할 여지가 있는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하면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JTBC는 개국 초기 좋은 배우나 작가, 연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투자를 아낄 수 없었는 게 현실이었다. 박준서 팀장은 “초기와 달리 종편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추가적 요구들이 줄어들었다”며 “요즘은 다른 방송국과 비슷한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