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9일 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롯데家 형제의 난' 사태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 됐지만, 롯데그룹 후계구도 향배는 오히려 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롯데홀딩스 지분을 누가 더 확보하느냐에 따라 이번 ‘난’이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싸움으로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주인이 될 자격이 공식적으로 생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을 별도로 28%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신동빈·동주 형제는 롯데홀딩스 지분을 각각 20% 안팎씩 나눠 갖고 있다. 결국 아직 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관전 포인트는 부친 신 총괄회장이 갖고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일본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광윤사(光潤社)의 지분도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포장재를 만드는 광윤사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실상 일본 롯데를 지배하는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일본의 롯데 계열사들은 모두 비상장사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비상장사의 주주를 공개할 의무가 없지만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광윤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이를 통해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동시에 지배해 왔다.
'형제의 난'이 여전히 불씨를 남겨 놓고 있어 지분 경쟁을 통해 둘 중 한 명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분을 장악하게 되면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 계열사까지 모두 지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롯데홀딩스·11개 투자회사→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으로 요약된다.
때문에 1차 쿠데타로 일단락 됐지만 한국에 전격적으로 귀국한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풀이된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같은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숙소이자 사무실로 롯데호텔 34층을 쓰고 있다.
일본에서 동생 신 회장을 상대로 한 경영권 확보가 실패한 만큼 신 전 부회장은 한국에 머물며 주주들과 이사들의 세력을 결집하고 신 총괄회장의 설득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일본과 한국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으로 모아지고 있다. 주총 일정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지만 이미 양측이 지분 매입 경쟁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형제의 난'의 시작을 알린 신 전 부회장의 쿠데타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회장을 쫓아낼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언급해 진실공방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 전 부회장이 빠른 시일 내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교체를 건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 자산관리회사(광윤사) 지분 33%를 가지고 있고 나는 2%에 못미치는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직원 지분(약 32%)을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며 "아키오(신동빈)의 의결권은 롯데홀딩스도, 광윤사도 나보다 적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건(쿠데타)은 아버지의 지시서도 있다"며 "인사는 통상 구두로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