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러시아와 일본 외무 차관의 평화조약체결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밝혀졌다.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심의관(차관급)이 1년 8개월 만에 외무성 차관급의 평화조약체결 협상을 재개했지만, 입장차는 좁혀지지 못했다.
NHK보도에 따르면, 7시간 가량 계속된 이날 회담에서 스기야마 일본 외무심의관은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4도)는 법적으로 역사적으로도 일본에 귀속된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모르굴로프 외무차관도 "쿠릴열도 제2차 세계 대전의 결과 러시아의 영토가 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 측은 "최대한 빨리 다음 협상을 실시해 타개책을 얻어야 한다"는 인식에는 합의했다.
일본과 러시아가 외무 차관급의 평화조약체결 협상을 벌인 것에 대해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8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통상관계를 할 때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에게 중점적인 과제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뉴욕 유엔 본부에서 10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당시에도 영토문제 및 푸틴 연내 방일 등의 문제에 있어서 양국 정상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러시아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아직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는데, 일본은 조약 체결 전제조건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남쿠릴열도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 섬들이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