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맞붙는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전의를 불태우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양 팀 감독과 주요 선수들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승리를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두 팀은 지난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두산이 먼저 2패를 기록한 뒤, 내리 3연승해 넥센을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넥센은 2년 만에 설욕을 노리고, 두산은 '어게인 2013'을 꿈꾼다.
서건창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와일드카드결정전을)첫 경기에서 끝내서 다행이다. 연장에서 극적으로 이겼기 때문에 분위기는 더 좋다"며 "2년 전, 두산에 졌다. 당시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가짐이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전쟁이다. 매 경기 치열하게 싸운다는 마음으로 할 것이다"고 했다.
이에 김현수는 "넥센이 즐겼다고 하는데 그래서 (2년 전에)넥센이 우리한테 진 것이다. 우리는 항상 전쟁이었다"며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이다. 내가 핵인 것 같다. 넥센 쪽에서 핵이 터지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넥센의 불펜투수 조상우는 이에 "그 핵을 내가 한 번 막아보겠다"고 응수했다.
감독들도 가벼운 설전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결정전이)1차전에서 끝난 게 아쉽다. 역시 염 감독님이 운이 좋은 감독이다"고 했다.
염 감독은 "2년 전에 리버스 스윕을 당해 아쉬웠다. 그때는 성장하는 과정이었다"며 "지금은 팀워크나 배려,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갖춰진 상태다. 목표의식도 뚜렷하다"고 했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전적은 8승8패로 팽팽하다.
승부의 관건에 대해서 김 감독은 "넥센은 자타공인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격도 좋지만 수비가 탄탄하다"며 "결국 단기전은 수비와 투수진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염 감독은 "두산이 짜임새가 있지만 약점은 불펜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의 불펜을 공략하고, 무너뜨리는 게 중요하다"며 "1~2차전이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하지만 올해 초반 본인들이 경험을 했다. 큰 경기에서 믿음이 없으면 감독은 쓸 수 없다"며 "베테랑 한용덕 투수코치가 어린 선수들과 잘 다독이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 잘 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두산은 넥센의 키플레이어로 4번타자 박병호를, 넥센은 김현수, 민병헌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단기전인 만큼 불펜진을 가장 중요한 옵션으로 평가했다.
두 팀은 10개 구단 중 타율이 2~3위에 해당한다. 넥센이 타율 0.298로 전체 2위, 두산이 0.290으로 3위다. 타격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배경이다.
두산의 좌완 에이스 유희관은 "2013년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항상 우리가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막판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즈 전적을 3승으로 예상한 서건창은 "선수단의 의지 표현이다. 그만큼 간절하다. 승리하고 싶다"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최상의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높게 잡으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다"고 했다.
양 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10일 오후 2시 두산의 홈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한편, 10일 오후 서울에 비 예보가 있어 순연 여부는 시리즈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른 넥센 입장에선 투수 운용을 감안할 때, 비로 연기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