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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특집]YS 찾아간 노무현, 12년전 시계 꺼내 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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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과 노무현 ‘애증’의 관계…‘YS시계’도 새삼 화제
YS, 88년 총선에서 재야 변호사 노무현 발탁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 건호씨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고개숙이면서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간의 '애증'으로 얽힌 독특한 관계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호씨는 자신의 부친을 정계로 발탁한 '정치 장인(匠人)'에 대한 예를 다하기 위해 중국에서 급거 귀국했다. 건호씨는 "민주화의 투사로서 아버님께서도 항상 존경해오신 분"이라고 YS에 애도를 표시했다.

◆YS, 88년 총선에서 재야 변호사 노무현 발탁

인권 변호사 노무현을 정계에 발탁한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1988년 13대 총선을 앞둔 3월, 당시 통일민주당을 이끌고 있던 김영삼 총재는 부산에서 대표적 재야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던 노무현을 영입했다.

정치인 노무현은 "쎈 곳에 나가겠다"며 당시 민정당 실세 허삼수가 출마를 선언한 부산동구에 나가 당선됐다.

이후 노무현 의원은 1988년 5공 청문회를 통해 전국구 인물로 부상, YS 인재영입의 탁월함을 또다시 입증시켰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2년을 채우지 못했다.

1990년 1월, YS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민정당과 공화당 김종필 총재와 함께 이른바 '3당 합당'을 결정, 민주자유당(민자당, 현 새누리당의 모태)을 창당했다.

YS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로 3당합당의 불가피성을 역설했지만, 노무현 의원은 "3당 야합에 불과하다"면서 민자당 합류를 거부, 이른바 '꼬마민주당'에 남는 선택을 했다.

노 의원은 이후 1992년 3월 14대 총선에서 허삼수와 재대결을 벌였다. 4년전 YS의 통일민주당 후보간판을 다시 달고 출마한 노무현과 전두환의 민정당에서 4년만에 3당 합당 민자당 간판을 엎고나온 허삼수와의 재대결이었다. 결과는 63%대 32%, 노무현의 완패였다.

정치인 노무현은 그러나 이후에도 1995년 6월 부산시장 출마, 1996년 4월 종로 출마 등 정치실험을 계속했다.

노무현은 결국 1997년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당시 이끌던 새정치국민회의에 김원기 의원 등과 전격 합류하면서 호남 정치인들과 한 배를 타게됐다.

◆12년만에 YS 다시만난 노무현 “이게 총재님이 준 시계입니다”

2002년 4월 30일,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노무현은 대통령에서 물러난 YS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했다. 1990년 1월, 3당합당을 승인하는 통일민주당 당무회의에서 만난 지 12년만의 만남이었다.

두 사람은 이날 1시간 30여분동안 비공개 환담을 이어갔다.

노 후보는 YS를 보자마자 "방문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사진기자들의 포즈 요청에 "절하는 것을 찍어야겠지요"라며 세 번이나 머리를 숙였다.

YS는 이에 "여당 후보되는 게 보통 험한 일이 아닌데 그것을 해냈으니 얼마나 장하냐"면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노 후보는 "3당 합당때 의견이 달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며 연신 YS의 심기를 건드르지 않으려 했고, YS는 "여러 가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노 후보는 특히 YS가 1989년 일본출장때 선물로 준 손목시계를 차고 와 YS에게 내보였다. 그 유명한 'YS 시계' 사건이었다.

노 후보는 "(YS를) 비난하고 다닐 때는 시계를 풀어서 장롱 안에 넣어두기도 했지만 총재님(YS) 생각날때는 꼭 차고 다녔다"면서 "지나고 보니 내 생각만 맞는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단독 면담이 끝난 뒤 YS는 대문 앞까지 나와 노 후보를 배웅하며 12년만의 만남에 흡족감을 표시했다.

◆YS 시계 자랑한 노무현, 지지율 급락

'YS 시계' 사건은 노무현 후보에게 역풍을 가져다주었다. "3당 합당은 야합", "3김 시대 청산"을 외치던 정치인 노무현의 이미지를 스스로 부정하는 사건으로 지지자들은 받아들였다.

특히 노 후보가 그해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부산-경남권에 여전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YS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지역주의를 부활시킨다"는 역풍이 들이닥쳤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옛날로 돌아가 정략적인 합종연횡을 통해 정권을 따자는 것은 이뤄질 수도 없고, 국민이 호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YS와 노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YS 시계를 보이며 애교떨고 아양떨면서 YS가 마치 민주당 공천권을 쥐고 있는 듯 얘기하는 것은 보통 코미디가 아니다"라고 노 후보의 YS 시계 사건을 꼬집었다.

급기야 노무현발 정계개편 시나리오까지 전개되면서 노 후보 지지율은 급락했고, 민주당 내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의 싹을 키웠다는 분석까지 낳는 등 'YS 시계' 사건은 잘나가던 노무현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일대 사건이 됐다.

노 후보는 이후 방송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전 대통령과의 회동이 지지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발언, 이를 전해들은 YS가 격노했다. 12년만의 두사람의 재회가 이래저래 만신창이가 된 셈이었다.

◆YS “DJ-盧 때문에 북한이 핵 개발”…“노무현은 북한 변호사냐?”

두 사람의 관계는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남북화해와 노벨평화상 위업을 달성한 DJ를 바라보는 YS의 속내는 불편했다. DJ의 '햇볕정책' 계승을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을 바라보는 YS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추진하고, 미국의 북한 영변 핵시설 폭격을 막았던 사람은 바로 YS였다. 김일성이 급작스럽게 사망하지만 않았다면 YS는 남북화해의 물꼬를 튼 첫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을 터였다.

YS는 노무현 정부들어 DJ와 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싸잡아 비난하는 강연 정치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YS는 2006년 10월 10일 노무현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의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뒤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이 북한을 너무 미화시켜 아름다운 나라로 인식되게 했다"며 성토했다.

YS는 더 나아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8년 7개월 동안 북한에다 4조여원의 돈을 풀어주는 바람에 핵을 만들게 했다"며 "북한이 무슨 돈이 있어 핵을 만들 수 있는가. 우리가 줘서 그렇다"고 비난했다.

YS는 여기서멈추지 않고 "북핵 개발을 감싸기만 한 노 대통령은 북한 변호사냐"며 "잘못된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은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거친 언사로 노 대통령을 공격했다.

YS는 2006년 8월 4일, 조순형 민주당 의원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분간을 못한다"며 "앞으로 더 실패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YS는 "조 고문이 당선돼 그 때 노무현씨를 탄핵한 것이 옳았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증명을 해 줬다"면서 한나라당과 호남 민주당의 노무현 탄핵까지 정당화시켰다.

그랬던 YS는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뒤 "매우 충격적이고 불행한 일"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두 사람의 애증의 관계는 별다른 화해없이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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