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트크랙커(Nut cracker)라는 단어가 있다. 호두를 양쪽에서 까는 호두까기를 말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저임금의 중국과 첨단기술의 일본 사이에 낀 대한민국의 위상을 말할 때 자주 사용되었던 용어다. 게다가 IMF외환위기를 겪은 직후였으니 어려움은 훨씬 더한 시절이었다. 호두를 부수려면 아주 단단한 집게로 양쪽을 힘껏 눌러야 한다. 웬만하면 부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위아래에서 가해지는 압박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호두가 부서질 정도만큼의 위기상황이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어쨌든 이를 잘 극복해냈다. 전체 규모에선 아직 차이가 크지만 호두까기 속 호두의 상황을 벗어난지는 오래다. 요즘 미래통합당의 사정을 보면 그 시절, 그 모습이 생각난다. 너트크랙커 사이에 낀 너트(Nut), 즉 호두까기 속 호두 같은 생각이 든다. 탄핵 이후 미래통합당은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을 내리 참패했다. 막강한 힘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거침없이 자신들이 필요한 법을 만들고, 원하는 정책을 밀어 부치고, 법을 심판함에도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듯이 보인다. 이 권력의 힘 앞에 미래통합당은 무력, 그 자체이다. 게다가 보수세력은 분열된 상태다. 과거 친
지난해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서 이슈가 된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인지 여쭙겠다"라는 한 여기자의 질문이 다시 생각나는 요즘이다. 당시 기자는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걸 대통령께서 알고 계실 것이다. 현실 경제가 얼어붙어 있고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 기조를 바꾸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는 논지로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 30분 내내 말씀드렸다"라는 우회적인 말로 대신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론과 최저임금제 등 경제현안이 주요 쟁점이었던 신년기자회견 당시 여기자의 질문 논지를 작금의 부동산문제 현실에 그대로 대입한다면 문대통령은 어떤 말로 답할까? 아마도 “우리 사회의 부동산 과열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사회 양극화의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점은 제가 임기 내내 국민들에게 말씀드렸다”라는 역시 우회적인 말로 대신하지 않을까 싶다. 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거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카드를 꺼낸 이후 대선주자들이 적극적으로 가세하여 발언하는 등 여권은 일사불란하게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하며 그 중심은 지역균형발전이라 운을 띄운 이 지점에서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끌어가고 있다. 지방 권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레 ‘행정수도이전=지역균형발전’이라는 등식을 만들고 이 명분을 십분 활용하여 전국적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야권은 이러한 명분에는 찬성하면서도 그 의도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선거용 카드가 아니길 바란다”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날 선 비판에 모든 입장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청와대와 국회의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논의는 여야 할 것 없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었다. 특히나 충청 정치권엔 최대의 과제이다. 그러나 중앙정치에서의 반향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 이 시점에 행정수도 이슈가 갑자기 불거졌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동산 여론 악화가 극에
사람들에게 6.25전쟁하면 누가 떠오르는지 물어보면 누구를 대답할까? 아마도 북한의 김일성이지 않을까 싶다. 침략의 주범이기에 당연하기도 하다. 또 다른 사람을 물으면 누구를 대답할까? 미국의 맥아더장군 아닐까 싶다. 인천상륙작전의 영웅이기에 그렇다. 그럼 세 번째론 또 누가 있을까? 언뜻 떠오르는 이가 없다. 불행히도 우리는 역사를 배우며 현대사의 가장 불행한 역사이기도 했던 6.25전쟁을 상징할 만한 한국인 영웅을 만나지 못했다. 우리의 머릿속, 마음속에 6.25전쟁의 주인공은 적군의 수장 김일성과 우리를 도와주러 온 외국인 맥아더 뿐이며, 조국을 지키다 쓰러져간 대부분의 무명용사들을 조연으로 추념할 뿐이다. 백선엽 장군이 100세를 일기로 타개했다. 그는 국군 제1사단장으로서 6.25전쟁 기간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알려진 낙동강 전선의 다보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는 말을 부하들에게 남기고 적군 앞으로 돌격해 인민군 4개 사단의 대구 공략 작전을 막아내고 전세를 뒤집은 전쟁 영웅이다. 그런데 전쟁영웅의 죽음을 뒤로 2020년의 대한민국은 두 동강으로 나뉘어졌다. 백선엽 장군의 해방 이전 행보가 문제였
지난주 한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약 대선 후보 지지도 3위에 올랐다. 그가 대선에 나오는지부터, 나온다면 야권인지 여권인지 제3진영인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지만, 어쨌든 조사응답자들은 야권 후보로 보는 듯하고, 야권 후보로는 유일하게 두자리수 지지율로 1위의 기염을 토했다. 그래서인지 지난주 사람들이 모인 자리엔 윤석열 총장 이야기가 많이 화제가 되었다. 물론 향후 윤석열 총장 관련 정국을 어떻게 보는지 내게도 의견을 묻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채 2년도 남지 않은 대선으로 조금씩 옮겨지는 듯하다. 그래서 공직자인 윤석열 총장에 대한 관심도 늘어만 간다. 조사 관련 이야기를 하자. 그런데 나는 사실 지난주 윤석열 총장 지지율 조사 결과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여권 후보군은 현재 대략 이낙연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두 명으로 좁혀지는 분위기이고, 야권 후보군은 쟁쟁했던 후보군이 된서리를 맞아 이젠 뚜렷하게 후보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 총장을 대선 후보군에 넣어서 조사를 하면 결과는 거의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결과치가 나왔다. 현저하게
코로나19는 우리 세대 인류가 처음 접하는 ‘팬데믹’의 새로운 경험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삶의 도처에 ‘비대면(Un-tact)’이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사했다. 역사를 볼 때 인류의 발전은 사실 ‘콘택트(Contact)’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 즉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실질적 접촉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어쩌면 사회적 삶과 역사발전의 동인(動因)이었던 콘택트, 즉 접촉이 무력화되거나 재편되면서 점차 그 자리를 대체해 가는 언택트, 즉 비접촉 라이프 스타일에 우리는 스스로 동화되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교육, 경제, 문화, 생활 등 인류 모든 삶의 행위 속에서 언택트는 이제 필수적인 무언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 상황 앞에서 우리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적잖이 혼동스럽기도 하다. 처음 접하는 무언가이기에. 코로나19 때문에 일어난 일일까? 엄밀히 말하면 아니다. 코로나19는 새로운 경험에 불을 질렀을 뿐이다. 이미 인류는 기술의 급격한 진화를 이루면서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공간을 꿈꾸어왔고, 이젠 디지털 세상에서 더 자유롭게 누리는 경지에 이르렀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자유롭게 활
북한은 16일 개성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여정 북한노동당 제1부부장이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지 불과 사흘만의 행동이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평화의 상징이다. 게다가 우리의 세금 약 180억 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그 노력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평화의 상징은 몇 초 만에 가루가 되어버렸다. 이 만행으로 끝날 기세가 아니다. 김여정은 “우리 군대가 인민의 분노를 식혀줄 뭔가를 단행할 것”이라는 엄포와 함께 “남조선당국이 궁금해할 ‘우리의 계획’에 대한 행사권은 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긴다”고도 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을 달랜다며 '전단 금지법'을 만들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마치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듯이 발로 걷어찼다. 북한은 왜 그럴까? 북한의 담대한 도발은 오히려 북한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갖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일협의기구를 인용해 "2017년부터 이어져 온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경제제재로 2023년이면 북한의 외화가 고갈된다"고 지적하며 "2000년대부터 계속된
코로나19 발 경제 위기를 이유로 정부는 기존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전면 전환했다. 리쇼어링 정책이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과거엔 지방으로의 이전을 우대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국내 유턴기업을 수도권에 우선 배정하고, 지방 이전 시에만 주던 보조금을 수도권에도 지급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수도권 중심주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방의 볼멘소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8년 국회 연설에서 수도권의 122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추가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이번 총선 바로 직전 그의 말에도 이어졌다. 그는 “총선이 끝나는 대로 공공기관을 이전해서 국가균형발전이 이뤄지도록 당이 책임지고 나서겠다”고 재차 확약했다. 그랬던 그는 최근 말을 바꿨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임기 내엔 안 된다”고 말했다. ‘균형발전은 결국 선거전략용 구호였는가?’라는 지방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수도권 규제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중앙-지방간 심각한 불균형 극복과 지방분권의 강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진정한 리더는 떠난 후에 아름답다’. 미국의 제39대 지미 카터 대통령이 쓴 책이다. 책 이름만큼이나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이상으로 퇴임 후에도 많은 활동을 했다. 삶의 철학대로 그는 인권운동과 세계평화운동에 앞장섰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도 실천했다. 한반도 평화문제에 있어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그런 공로가 있었기에 그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런데 그는 1976년부터 4년의 임기, 즉 단임에 그쳤다. 4년 연임제가 정착된 후 미국 대통령사에 단임으로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민주당의 지미 카터가 거의 유일하다. 양당제가 정착된 미국은 대체적으로 마치 시계추처럼 공화당-민주당이 8년 주기로 정권을 교체해왔다. 그러나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로부터 정권을 가져온 그는 4년 만에 다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에게 정권을 넘겨줬다. 재임 기간 중에 지미 카터는 미국의 도덕주의를 강조하고 세계의 모범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공식 석상에서 격식 없는 복장과 언사를 사용하고 기자회견을 자주 열며 서민적 이미지로 미국 국민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인내심 있게 캠프데이비드협정으로 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전시상황을 종식시켰고, 1979년에는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했
1769년 독일의 철학자 요한 고트프리드 헤르더는 시대정신(Zeitgeis)을 처음 말했다. 이는 어느 특정 시기에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일정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문화적 동질성을 의미한다. 2020년을 살아가면서 지금의 시대정신은 뭘까 고민하곤 했다. 특히 선거철에는 시대를 끌어가야 하는 후보자들이 함께하는 시민들과 어떤 생각과 행동을 공유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과는 따로 놀았던 듯싶다. 특히 4.15총선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나타난, 아니 우리 사회에 깊이 잠재해 있다가 총선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 4가지 현상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라는 말이 있듯 코로나19를 겪으며 증폭된 현상으로 보인다. 첫째는 이념에 맹종하기보다는 실용의 가치를 따르라는 점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이제는 우리 정치에 이념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보수와 진보로 이분하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보수정당은 무엇이 진정한 보수의 정체성인지 답을 못 찾고 표를 앞에 두고 싸웠다 뭉쳤다를 반복했고 진보정당은 이미 기득권세력이 되었는지 혁신적 변화를 외면한다. 한편 결과적으로 보수는
2007년 5월 베네수엘라 사회간접자본부 산하 국가통신위원회는 자국의 가장 큰 독립민영방송 RCTV(라디오카라카스TV)의 방송면허기간 갱신을 불허하고 폐쇄했다. 5년전의 사건인 2002년 발생한 반(反)차베스 쿠데타 보도와 관련해 방송국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재허가를 거부한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당시 RCTV가 쿠데타와 관련한 여러 사실들을 불완전하게 보도함으로써, 시민들을 교육하는 공익에 봉사하기 위해 진실하고 불편부당해야 하는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한 방송법 제59조와 제108조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결국 방송국의 운영진은 교체되고 5천여명의 직원들과 기자는 국영 베네수엘라TV에 흡수되었다. 차베스대통령은 "2002년의 쿠데타는 뉴스매체, 특히 TV의 도움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왜냐면 RCTV는 당시 쿠데타가 발생하자 거리시위를 촉구하고 특히 야당지지자들에게 차베스주의자들이 총격을 가하는 장면을 방송하고 차베스의 거짓 사임발표문을 단독보도했기 때문이다. 차베스가 36시간 동안 구금당한 후 군부의 지지와 지지자들의 거리시위로 풀려났을 때에야 RCTV는 쿠데타 지원을 포기했다. 이런 역사가 있었기에
여당이 단독으로 180석을 확보한 전례 없는 압승이었다. 제1야당은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합쳐야 겨우 100석을 조금 넘겨 역시 전례 없는 참패를 기록한 선거였다. 이렇게 제21대 총선은 끝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연거푸 승리를 안겼다는 것은 ‘모든 걸 밀어줬으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살려달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총선승리의 의미를 말했다. 그의 말대로 국민은 모든 것을 집권여당에 밀어줬다. 특히 여당지지자들은 총선까지 연거푸 승리해야 만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킨다는 절박함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26.69%까지 오른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에, 66.2%로 28년 만에 최고 높은 총선투표율은 여당지지자들이 보낸 승리의 예고편이었다. 결집력이 높고 전략적 투표에 능숙한 여당지지자들은 막판 돌풍이 예상되었던 또 다른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의 예봉마저도 철저히 무력화시키는 치밀함을 보여주었다. 사실 여당이 좋은 성적을 낼 만한 상황은 객관적으로 아니었다. 소득주도성장과 52시간제의 무리한 도입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특히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삶은 점점 어려워졌다. 이에 덧붙여 조국(曺國) 사태를
더불어민주당 회의장면 뒷배경에는 ‘국민을 지킵니다’가 보인다. 코로나19로 경제적 곤경에 빠진 국민을 달래기 위한 메시지를 채택했다. 예견되는 야당의 현정부 3년에 대한 심판론을 긍정의 메시지로 대응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 뒷배경엔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라는 슬로건이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얘기된 '못살겠다 갈아보자'식의 정권심판의 공격적 메시지를 '바꿈'이라는 부정과 '산다'라는 긍정의 언어가 교차된 메시지로 전환시켰다. 정의당은 '원칙을 지킵니다'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을 부정 또는 파기하고 위성비례정당을 만든 거대양당의 꼼수에 대한 반격을, 역시 '지킵니다'라는 긍정적 언어로 전환했다. 광고인 출신이라 더욱 그런지 필자는 ‘때의 목소리’라 불리는 슬로건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당 지도부의 뒷배경에 눈에 잘 띄게 배치시킨 짧은 카피, 길거리 벽보와 현수막에서 보이는 후보들의 메시지를 보며, 여기에 담긴 당과 후보들이 표방하는 정신과 각오를 읽는다. 그리고 ‘각 진영의 전략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까?’ ‘자신들의 메시지대로 일사분란하게 잘 움직이는가? 헤매고 있는가?’ 평가해보기도 한다. 4월 2일부터 본격 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