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없다",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도 선거철이 다가오니 자연스레 여론조사 결과에 눈이 간다. 갤럽 조사는 매주 금요일, 리얼미터 조사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발표한다. 각자의 정치적 편향에 따라 조사결과를 접하며, ‘혹시나 했는데 다행이네!’ 또는 ‘혹시나 했는데 그렇지 뭐~’ 하고 마음의 위안 또는 체념을 하곤 한다. 나는 항상 여론조사 결과를 들춰본다. 그것도 홈페이지에 들어가 세부 데이터까지 들여다본다. 눈여겨보는 데이터들이 있다. 가장 관심있는 사항 중 하나가 성별응답, 특히 여성의 응답이다. 여성의 응답은 확연하게 눈에 띈다.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할까? 미래통합당을 지지할까?' 결과치를 놓고 보면 명확하게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 그 지지율은 전체 평균보다 거의 높다. 남성에서의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 리얼미터조사의 경우는 3%포인트 차이다. 때론 1%포인트대로 줄어들거나 5%포인트 가까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거의 3%포인트 갭이다. 그러나 여성은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 갤럽조사의 경우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있다가 급기야 가장 최근인 3월 2주차엔 40%:19%로 벌어졌다.
"혀끝까지 나온 나쁜 말을 내뱉지 않고 삼켜버리는 것.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료다. 언제 어떻게 말하는가보다 언제 어떻게 침묵하는가가 중요하다. 잘못 말한 것을 후회하는 일은 많지만 침묵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는 드물다." 톨스토이의 말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힘들다. 지치고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이런 우'한'에 더욱 힘들게 하는 것들이 있다. 말이다. 너무나 많은 말이 돈다. 힘이 되는 말보단 불편한 말, 아프게 하는 말, 화나게 하는 말이 많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건 '방역(防疫)'의 의미가 크겠지만, 혀끝에서 나오는 나쁜 말을 막아보자는 '방언(防言)'의 의미도 있었으면 좋겠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때쯤 정부 발표 내용 중 '대구코로나'라는 표현이 대구·경북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김어준이 말해서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다." 마스크로 짜증난 국민들의 화도 돋구었다. "나 같으면 일주일에 1장이면 충분하다. 불만은 원래 끝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쐐기를 박았다. "지금 문대통령 덕분에 다른 지역은 안전하다. 대구는 미래통합당 지역이니 손절해도
"어느 영역에서 최초가 될 수 없다면 최초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라" 마케팅의 바이블이라 할 수있는 마케팅불변의 법칙의 두번째 '영역의 법칙'이다. PC시장에 전화로 판매하는 방법을 최초로 도입해 성공한 '델컴퓨터'나, 가까이엔 일반 요식업종에 배달을 무기로 시장의 판도를 아예 바꿔버린 '배달의 민족', 최근 백화점과 재래시장, 종합인터넷쇼핑몰에 강력한 도전자로 나타난 로켓배송 '쿠팡' 등은 영역의 법칙의 주역들이다. 즉 강력한 기존시장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 영역을 만들어 그 영역의 일등은 물론 기존시장의 판에 변화를 가한 브랜드들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는 '비례정당'을 보면 마케팅에서의 '영역의 법칙'이 떠오른다. 작년말 '준연동형 비례제'로의 선거법개정 이후, 개정을 주도한 4+1정당에서 완전 배제된 제1야당인 당시 자유한국당은 우리나라 정당사에 새로운 영역인 모당의 위성정당용 성격인 비례정당을 들고 나왔다. '꼼수정치네', '개악에 맞선 묘수네'하며 싸움을 벌이는 동안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은 결국 만들어지고 정치권 전체가 정치적 셈법의 득실을 가동했다. 최근 안철수전의원의 자신이 주도하는 '국민의 당'을 아예 비례대표
제일기획 2년차인 1993년 초쯤이었다.사내 대학동문회를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1,000명이 넘는 회사에 특별히 대학동문 조직이나 모임이 없었기에 어떤 분이 계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서로 알아두면 나 같은 신참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도 싶었다. 마침 1년 아래 신입이 들어왔고, 세계적으로도 동문회가 강하다는 K대가 얼마 전 '세게' 동문회를 했다는 얘기가 들려오는 터라 부럽기도 했다. '이왕 하는 김에 시끌벅적하게 하자' 각오한 나는 총무를 자처하고 서둘러 준비했다. 물어 물어 명단을 만들어 보니 120여 명의 동문이 있었다. 임원과 국장 선배님은 직접 찾아가 참석을 독려하고, 사정상 못 나오시는 분들에게선 후원금을 챙겼다. 이렇게 해서 열린 제일기획 S대 동문회 날 많은 이가 모였다. 회사 바로 옆 건물 식당 큰 방을 통째 예약해 두었는데, 회사에서 가까운지라 궁금해서라도 많이 나온 듯했다. 70~80명이 모인 가운데 술잔이 돌아가고 거의 교가나 다름없던 <상록수>도 부르며 밤늦도록 동문애(愛)를 나눴다. 그런데 다음 날 나는 출근해서 몇 군데나 불려다녀야 했다. 당장 내가 속한 사업부장이 호출하셨다. 그 분도 전날 참석은 안 했지만 대학선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위대한 일이다. 우리의 문화컨텐츠가 세계를 점령한 일이다. 이것은 박찬호, 김연아 등 스포츠계 위대한 1인이 최정상에 오른 것과는 차원이 다른, 산업, 즉 영화산업 자체가 세계 정상에 오른 일이다. 세계 문화예술계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오늘의 영화산업의 쾌거가 문화계 전 분야에 확산되고, 특히, BTS 등 K-Pop처럼 전 세계 팬그룹을 확보하고 있는 음악 분야에서도 욕심 같아선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하다면 한국의 문화예술산업은 정상의 위치에 우뚝 서서 세계를 끌어갈 동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상에 벅차오르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나는 봉 감독이 말한 수상소감에 주목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고 한 마틴 스코세이지의 책 속 문장을 인용한 소감이다. 딱 내게 꽂힌다. 이 의식에서 영화는 꽃피었을 것이라 느껴진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개인적인 것은 다름이다. 집단적, 대중적인 것은 같음이다. 개인적인 것은 자연이고 본능이고 자유다. 개인적이지 않은 것은 인위이고 질서이고 보편이다.' ... '다름에서 창의
한미관계가 극도로 불안해지면, 미군이 철수하면,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로 한중관계가 극도로 불편해지면, 한중간 경제교류가 끊어지는 찰라를 맞으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경제는 '온실 속의 화초'와 같다.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아니기에, 대외관계 속에서 우리의 경제는 일구어졌기에 우리 경제는 외풍에 의해 한방에 절단 날 수 있는 화초와 같다. 무너진 온실은 다시 복구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또다시 외풍의 도움을 받아 지어야 할지도 모른다. 백성이 굶주리면 '성난 야수'와 같다. 숱한 민란의 역사를 경험한 우리다. 경제가 힘들다고 한다. 높은 실업률에 고용율은 최악이다.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 특히 청년일자리 부족으로 시름은 높아간다. 정부는 세금 걷은 돈을 풀어 처방책을 내 놓을 뿐 근본적 대책은 없어 보인다. 참다 못한 백성들이 언제 '성난 야수'의 기질을 발현할 지 모를 일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한 미국 대통령 말을 정치인마다 내뱉지만 그저 말뿐이다. 야수가 횃불을 들면 세상은 끔찍해진다. 이렇게 경제는 이중성을 띈다. 우리에게 큰 틀의 국가경제는 힘없는 '온실 속 화초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이낙연 전 총리의 32.2%에 이어 10.8%로 2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결과가 나왔다. 10.1%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말이다. 윤 총장은 사람 이름을 대고 반응을 보는 방식이 아닌 순수 상기 방식의 설문을 하는 한국갤럽조사에서도 비록 1%대이지만 대선주자로 대두되고 있었다. 윤 총장의 부각은 매우 의미 있는 현상이다. 다른 비교대상과의 상대적인 측면과 본인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 측면을 분석해볼 만하다. 먼저 상대적인 측면. 호감도나 대선후보로서 지지도를 평가할 땐 보수, 진보, 중도 등 진영 또는 각 정당 지지자들 속에 누구로 쏠리고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전체의 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보는 누구로, 보수는 누구로 모아지고, 중도는 어떻게 갈리느냐가 중요하다. 이 점에서 대부분의 조사 결과가 진보진영은 이낙연 전 총리로의 쏠림이 압도적이다. 그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더욱 그렇다. 그런데 보수진영에서의 황교안 대표 지지는 당대표 프리미엄에도 느슨하다. 황 대표 지지가 아닌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가 많이 나오는 경향을 보였다. 이 틈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걱정이다. 26일 정부는 과도한 불안은 갖지 말라더니 다음날인 27일엔 우한 지역 입국자들의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필요하면 군도 동원한단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투명하게 발표해야겠지만, 발표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런데 하루만에 상황 대처의 톤이 바뀐 터라 오히려 불안감을 증 폭시킨 면이 없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 했다. 그런데 아직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정부의 공식 메뉴얼이 홍보되 지 않고 있다. 아직은 정부 시스템이 일사분란하게 대응되 고 있지 않는 느낌이다. 제대로 준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기 관에서 널리 공유해야 하는데 상당히 미흡하다.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이 올라온 지 하루도 안 돼 45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국민 불안의 징표다. 그러나 WTO 기준, 실효성에서부터 국익, 중국에 대한 혐오감 등 외교적 문제까지 여러 가지 잣대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 안전과 대(對)중국관계라는 외교의 저울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정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또다른 몸살을 앓게 될 수 있다. 정보 공개를 두고 정부와 지자체
청년문제가 심각하다. 청년문제는 경제 침체 및 사회 활력의 감소,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과 연계돼 국가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행정을 책임지는 정부나 정치를 책임지는 정당이나 청년문제만큼은 앞다퉈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시한 정책의 매력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대부분의 정책이 돈이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나라 곳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정당이 제시하는 정책은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냄새가 물씬 풍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정의당이 제안한 ‘청년기초자산제’의 도입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만 20세 청년들에게 3,000만 원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현 사회가 구조화된 세습자본주의라고 규정하면서 "'부모찬스'가 아닌 '사회찬스'를 제공해 심각한 자산 격차를 해소하고 근본적으로 청년들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재원 마련을 위해 상속증여세 강화, 종합부동산세 강화, 부유세 신설 등 자산세제 강화를 주장했다. 이런 정책 제안에 대해 뭐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임시적인 처방에만 치우치는 정책은 이젠 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
내년 총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집권여당은 20~30년 장기집권을 향한 기반을 든든히 깔아놓는 의미 외에 패할 경우 문재인정부 임기 후반부는 위기로 내몰릴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해진다. 보수야권은 최근 선거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승리를 기반으로 2022년 정권교체도 넘볼 만한 힘을 키울 기회다. 그러나 패하면 이른바 '적폐청산'을 넘어 '주류세력 완전 교체'의 시대흐름속에 훗날을 기약할 수없을 정도로 쪼그라들 수 있다. 그렇기에 정치권은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에 몰두하며 진용 갖추기에 힘쓰고 있다. 선거에 전략이라는 게 있다면, 나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Do the Doable'과 'Move the Movable'이 그것이다. 즉,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2012대선에선 48% 대 51.6%로 상대적 보수인 박근혜 후보가 상대적 진보인 문재인 후보를 이겼다. 2017대선에선 문재인 후보가 41.1%의 득표율로 이겼다. 그런데 심상정 후보와 합한 상대적 진보는 47.3%를 얻은 반면,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후보 등 상대적 보수의 합은 52.2%였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이렇게 나눠져 있는
서울의 집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으로만 살 수 있는 집과 은행 빚 얻어 살 수 있는 집이 그것이다. 이 둘을 구분하는 기준점은 15억 원이다. 지난 12월 16일 문재인정부 들어 발표된 18번째 부동산정책은 15억 원을 초과하는 집은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정책이 발표되자 일부에선 마치 더 이상의 규제는 없는 듯 강력한 투기와 매수수요 억제 정책으로 무작정 오르는 부동산에 철퇴를 내릴 것처럼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평가는 오래가지 않았다. 벌써 주택담보대출 40%가 인정되는 9억 원 이하 아파트값이 12·16 발표 이후 몇 천만 원 뛰었다느니, 서울권을 벗어난 어느 지역의 분양 열기가 100대 1에 다가서는 등 사상 최대라고 하는 얘기가 들린다. 인기학군이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1억 원이 오른 채 전세계약이 체결됐다는 등 전세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렇게 서울 강남4구 등에 주로 포진한 고가아파트의 이른바 ‘투기수요’를 잡기 위한 조치는 오히려 9억 원 이하 아파트, 서울 외 지역, 그리고 매매가 아닌 전세시장의 과열을 불러일으키는 조짐이 일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가장 애착이 높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당초 선거법개정안은 지역구 225명에 비례대표 75명을 뽑는 안이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애초부터 반대했고, 공수처법을 만드는 데 주력하려 했던 더불어민주당 또한 지역구 의원 축소에 따른 내부 반발이 크기에 이 방안이 탐탁할 리 없었다. 자연스레 '4+1'이라는 이름으로 진작부터 이른바 '여권 1·2·3중대'는 합의안을 만들어 나갔다. 250+50안(지역구의원 250명, 비례대표의원 50명을 뽑는 안)이 나타났다. '국민은 계산식은 몰라도 된다'고 한 심 대표 말대로 국민은 지난 선거처럼 지역국회의원투표 1표, 정당투표 1표로 똑같이 투표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계산식은 바뀌어 정당별 결과치는 확 달라져 버린다. '준연동형'에 '30석 연동 상한제', '석패율제'까지 더불어민주당의 눈치를 많이 보던 군소정당이 한 석이라도 더 챙기려고 별별 꼼수를 다 들이댄다. 여기에 선거법 협상장 밖에서 왕따가 돼 있던 자유한국당이 갑자기 꼼수를 들고 나왔다. '비례한국당'이라는 '보수2중대당' 창당을 준비하겠다고 여론전을 펼치며 응수한 것이다. 이 꼼수는 나름 '자유한국당 2중대 소리는 싫지만 정당투표로 적당히
4년 전 이맘때쯤 나는 정치를 하겠다고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직을 그만뒀다. 그리고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금도 살고 있는 대전광역시 중구의 국회의원 출마에 도전했다. 빨간색과 파란색, 그리고 뒤늦게 만들어진 초록색 당. 이렇게 3개 색깔 당이 싸우던 시절. 그때는 올해와는 달리 빨간 색깔의 당이 대세였다. 진박감별사에 옥새파동에 공천 잡음이 끊임없었지만 그래도 집권여당의 위세는 무시할 순 없었다. 정계 대선배이신 국회의장까지 하셨던 당시 그 지역 현역 국회의원이 자연스레 불출마를 표명하자 이른바 대전 중구는 '무주공산'으로 칭해지며 정치지망생들이 몰려들었다. 그 빨간 색깔 당에 내가 마지막, 그래서 6명이 일명 '배지'를 향해 돌진했다. 물론 내가 들은 정보로는 몇 명의 공직자가 저울질하고 있다는데 나를 끝으로 결국은 더 이상 출마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시 파란색 당엔 두 분이 꽤나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지역에서 오랜 정치를 했지만, 워낙 빨간색 당의 정치인이 관록이 깊고, 텃밭 자체가 빨간 색깔에 우호적인 터라 파란색 깃발이 휘날리기엔 다소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중 한 분은 늦게 나타난 초록색 당을 믿고 옷을 갈아입었다. 또 한 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