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북한산 ‘숨은벽’이다. 숨은벽은 북한산 정상의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에 숨어있는 암벽이라는 뜻으로, 북쪽에서만 바라보아야 보인다고 하여 ‘숨은벽’이라 불린다. 지난번 동기 산행의 숨은벽 산행을 금산 여행으로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고, 지난 주말 내내 내린 비로 산행을 하지 못해 초파일 부처님의 가피로 쉬는 날, 숨은벽 산행을 계획하였다. 언제 찾아가도 명산인 북한산, 그중에서도 숨은 매력을 보여주는 숨은벽 코스는 북한산이 간직한 가장 은밀한 비경이 아닐까 한다. 아침 일찍 전철을 타고, 구파발에서 버스로 갈아타 효자 2동 정류장에 내린다. 이른 아침인데도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서 많은 등산객이 내리고, 효자 2동에는 나 혼자 내려 국사당 숲길로 들어가니 자가용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 등산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접근성이 불편한 숨은벽 코스는 숨은벽 능선을 탄 후, 백운대를 오르지 않고 원시림에 가까운 밤 골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원점회귀도 가능하다. ‘밤골공원 지킴 터’를 지나며 오르는 산길은 평범한 숲길이다. 지난 주말 내내 내린 비로 보이지는 않지만, 밤 골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는 숲은 초여름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충남 금산의 주산(主山) 진악산(進樂山)이다. 어제는 집사람의 연례행사인 봄철의 쑥을 뜯기 위해 친구 부부와 같이 처가인 금산에 내려와 하루 내내 쑥과 두릅, 머위, 엄나무 순 등 봄나물을 뜯고, 뜯은 쑥을 씻어 불 피워 삶아 냉동시키는 고된 노동을 시키고는, 오늘 친구 부부에게 금산을 보여주기 위해 진악산 산행을 계획했다. 쑥은 단군 신화의 곰이 동굴에서 마늘과 쑥을 한 달 동안 먹으며 살아 인간이 되었다는 것으로 예로부터 신비의 영약으로, 집사람 친구 아버님이 암 선고로 6개월을 못 산다 했는데 매일 쑥떡을 장복하며 10년을 넘게까지 사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쑥 뜯기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쑥떡은 맛은 그렇지만 아침 대용식으로 자주 애용하는 우리 집 주식이 되었다. 진악산(733m)은 잘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충남의 산 중에 네 번째로 높은 산으로, 충남의 최고봉 서대산(904m), 대둔산(878m), 계룡산(845m)에 이어 그 높이와 산세를 자랑한다. 일찍이 서대산, 대둔산, 계룡산, 칠갑산 등 충남에서 이름있는 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의 100대 명산반열에 오른 이 산은 우리나라 최초 인삼재배지인 개삼(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문수산이다. 개인 사정으로 어제 동기 산행에 불참, 집사람이 강화도 고려산의 진달래 축제가 볼만하다 하여 일요일 고려산 산행을 계획한지라 아침을 먹고 강화로 차를 몰았다. 차를 몰며 주차장 검색을 하던 중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려산 축제가 취소되었으며 4월 10일부터 등산로도 폐쇄되었다는 보도에 강화도 입구의 문수산으로 급히 장소를 변경하였다. 문수산은 김포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문수산성은 숙종 때 강화유수가 강화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축성하여 12년이 지난 숙종 20년(1694)에 완성한 산성이다. 조선 말기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 치열한 격전을 치른 곳으로도 유명하다. 강화도로 휴일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지 차량이 많아 차 길을 따라 서행하다가 강화대교 진입 직전에 우측으로 빠져 문수산 산림욕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등산로를 확인하며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문수산 숲은 아래쪽에 산림욕장과 캠핑 장이 있을 정도로 수목이 울창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며 휴식하기 좋은 편의 시설들이 많아 정말 가족과 휴양하기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울창한 소나무와 전나무 숲을 지나 오르는 길도 봄날의 화창함과 막 돋아나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일명 ‘불수사도북’으로 불리는 강북 5 산 중의 하나인 도봉산이다. 서울 서쪽에 주로 살고 있어서 동북쪽 산에는 가까이 갈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동기 산행모임이 이번 주 산행을 도봉산으로 정하여, 쉽지 않은 기회로 모임 장소인 도봉산역까지 한 시간 반의 전철 길도 멀다 않고 나섰다. 11시 집합 시간의 도봉산 입구는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다. 전철역에서 도봉산 국립공원 입구까지는 등산용품 상점과 식당 등으로 통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 복잡한 상점가를 지나 도봉산 탐방센터 입구에 선다. 입구에 있는 광륜사 절 앞에서 구한말 정치사에 큰 영향을 끼친 조대비 신정왕후의 별장터였다는 안내판도 보며 산행 준비를 다시 점검하고, 사람들이 많은 도봉계곡을 피해 한적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산악 대장에 의하면 둘레길로 진행하다가 다락 능선을 따라 해골 바위를 거쳐 포대 정상과 와이 계곡을 지나 신선대에 오르는 코스에 대한 설명이 따른다. 한적한 길임에도 오르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주말마다 내린 비의 영향인지 초록은 이미 푸르고 앙증맞은 새싹들의 연두 초록빛 향연이 싱그럽고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도 청량하다. 봄의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감악산이다. 어제는 어머님의 기일로 토요 산행에 불참, 아침을 먹자마자 자동차로 감악산을 향해 출발했다. 집사람이 어제의 피곤으로 산행을 같이 갈까 말까 망설였으나, 지인이 몇 주 전에 다녀왔는데 꼭 가보라고 추천하여 피곤을 무릅쓰고 따라나서겠다고 한다. 감악산(紺岳山)이란 지명은 검푸른 바위산이라는 뜻인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보인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양시에 살면서 자동차로 적성과 연천 등지를 돌아다닐 때, 감악산 계곡이 좋아 영국군 참전 기념비 등을 다녀온 기억이 있지만 십수 년 내에 방문한 기억이 없어 초행길이나 다름없다. 인터넷 검색으로 감악산 출렁다리 제5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바로 감악산 출렁다리로 오르는 안내판이 보인다. 2016년에 출렁다리를 만들어 방송에도 나오며 제법 전국적으로 유명한 다리가 됐다고 한다. 오르며 보니 동물 조형물도 있는데, 저녁에는 운계폭포 라이팅 쇼(Lighting Show)라고 운계폭포를 배경으로 용이 나오기도 하는 등 빛 퍼포먼스를 공연하느라 입장료도 받으며 저녁 데이트족도 많이 몰린다고 한다. 몇 주 전 다녀간 집사람 지인은 출렁다리가 코로나로 통제되었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불곡산이다. 3월은 개인적 행사가 많아 토요일의 동기들과의 산행에 거의 참석하기가 어려운 사정으로, 불곡산을 추천한 친구와 일요일 같이 가기로 하였으나 토요일 저녁 갑자기 갈 수 없게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할 수 없이 혼자 가려는데 집사람이 시간을 조정해 같이 가겠다고 나선다. 처음 가는 산이라 험한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데 선뜻 나서주는 집사람이 고맙다. 노년에 그래도 산 가는 취미가 같아서 같이 갈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간단한 음료를 챙겨 출발, 양주 시청 주차장에 차를 대니 바로 불곡산 등산로 입구라는 팻말이 보인다. 양주 시청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흙산으로 동네 뒷산의 오솔길처럼 한가롭다. 처음 가는 산이라 인터넷으로 찾아본 정보에는 불곡산은 북쪽으로 이어져 있는 도락산과 더불어 둥글게 자리 잡은 양주 분지의 중심부로, 이런 지형적 여건 때문에 고구려는 불곡산 능선을 따라 9개의 보루 성을 쌓았다 한다. 보루 성은 주변을 조망하기 좋은 곳에 돌로 쌓은 작은 산성으로 주봉인 상봉(468m)이 6보루, 상투 봉이 7보루, 임꺽정 봉(445m)이 8보루라고 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이정표에 임꺽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송추계곡이다. 지난 주말 개인적인 사정으로 친구들과의 산행에 불참, 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강력추천해 왔던 양주 불곡산을 가려고 아침에 가볍게 준비를 하고 혼자 집을 나섰다. 의정부 쪽으로 차를 몰고 가던 도중, 송추 안내판을 보고 집사람과 몇 년을 같이 다니던 송추계곡이 생각나 방향을 바꿔 송추계곡 입구로 향했다. 집사람과 다니던 때는 약 2킬로의 거리가 물가 음식점으로 가득하여 계곡 보기가 남의 집 마당 구경하는 듯하였으나, 언젠가 북한산의 북한동 음식점처럼 다 철거되었다는 소리만 듣고 있던 차에, 추억도 떠올릴 겸 변한 모습도 확인하려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은 외곽순환 고속도로 밑의 주차장으로 집사람과 다닐 때는 새로 만든 주차장이라 무료였는데 이젠 유료 무인 주차장이다. 오르는 계곡은 산책길로 잘 단장이 되었고 여성봉을 오르는 오봉탐방지원센터 앞은 새로운 건물에 음식점들과 광장 등이 잘 정비되어 있다. 나도 사진 몇 컷 찍고 간단한 김밥과 음료를 준비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길은 잘 정비되었으며, 가족, 친구들로 오르는 팀이 제법 있다. 숲속은 낙엽이 그득하고 경사가 있는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니 땀도 나기 시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고령산이다. 어제의 동창들과의 산행은 금주 집사람의 미용 국가고시 합격통지에, 작년 말에 시집간 딸네가 축하 파티차 방문하겠다는 연락으로 불참, 일요일 점심을 먹고 집사람과 둘이 양주에 있는 보광사로 향했다. 집사람은 육십이 넘은 나이에도 무엇인가 배워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고 밝게 사는 긍정적 삶의 자세가 장점이다. 보광사는 신라 진성여왕의 명으로 도선국사가 창건한 비보 사찰로 천년 사찰의 전통을 이어 내려온 절이란다. 절을 품고 있는 고령산은 양주에서는 감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으로, 봄가을의 꽃과 단풍이 좋은 산으로 소문이 나 있는 흙산이며 우리 가족이 고양시에 자리를 잡고는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계곡물에서 놀기도 하고 집사람과 곧잘 산행하였으나 한동안 발길을 하지 않아 오랜만에 온다. 보광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곡을 끼고 오르다 보광사에서 바로 도솔암 길로 접어들었다. 도솔암 오르는 길은 수십 미터 높이의 전나무 숲이 자랑이다. 어느 정도 오르다 보니 얼마 전 내린 눈이 녹아서인지 비탈길이 진흙으로 미끄러지며 등산화가 곧 엉망으로 질척거린다. 또 오르던 길도 도솔암 가기 전에 등산로가 새로 났는지 옛 기억과는 다른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북한산 족두리봉이 나를 부른다. 금주의 카톡 통신에 “홍제역 1번 출구 집합, 탕춘대를 거쳐 족두리봉 산행”이 떴다. 지난 주말은 구룡산이었으나 개인적인 일정으로 불참, 금주산행을 기대했는데 아침부터 눈이 날리더니 오후 들어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 1번 출구의 집합 인원은 4명. 언제 보아도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하고 북한산 자락길로 서둘러 떠난다. 오늘은 자락길 대신 능선의 산길을 따라 숲길을 걷는다. 날은 화창하지만 아직은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들을 보며, 봄날의 개나리를 생각한다. 이곳은 삼월 말 사월 초의 봄소식을 개나리가 화려하게 만개하여 알려주는 명소다. 휴일이라서인지 아주머니 그룹과 가족, 친구 등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로 제법 붐빈다. 내가 젊었을 때는 그다지 산에 간 기억이 없는데 요즘은 등산 인구가 많아서인지 북한산은 언제나 사람들로 활발하다. 능선을 따라 중간의 장군바위 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앞의 인왕산과 좌측의 북악산, 우측의 안산 북쪽 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며칠 전 내린 눈인지 오늘 아침에 쌓인 눈인지 북측 면은 잔설을 가지고 제법 겨울 산의 풍취도 그리고 있다. 다시 산을 돌아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몇주의 산행 중지 후에, 코로나 감금이 답답한지 인왕산 산행 공지가 카톡 통신에 떴다. 매년 몇 번씩 오르는 인왕산. 산행 집행부의 집콕의 갑갑함과 원거리, 장시간 산행은 피하고 싶은 가벼운 마음이 읽힌다. 그래도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회가 반가워 경복궁역 1번 출구로 향한다. 조금 일찍 도착한 경복궁역 안내판에서 서촌의 내력을 읽는다. 서촌은 조선 시대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의 지역으로 조선 시대에는 중인과 서인들이 많이 살아, 정선, 김홍도, 김상헌의 자손인 장동 김씨의 터전이 되었던 지역이기도 하고, 근대에는 이상, 윤동주, 노천명, 화가 박노수, 이상범 등 시인과 화가 등이 많이 살았던 지역이며 현재는 세종마을이라 칭한다는 안내가 있다. 온도는 영하의 날씨이지만 하늘은 화창하다. 사직동 쪽으로 올라 언제나처럼 수성동 쪽으로 길을 잡는다.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지하철역에서 읽었던 안내문의 영향인지 오늘은 ‘백석, 흰 당나귀’라는 카페의 상호가 눈에 보인다. 그렇지! 백석도 통인동의 어느 하숙집에서 조선일보에 출근하며 일본 식민지 시절 한국 문학의 순수성을 지켜낸 인물이었지. 한겨울에는 폭설이 제격이고, “가난한 내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남산이다. 2021년 신축년 첫 주말은 남산으로 정했다. ‘코로나19’로 모든 모임이 규제되고 있는 서울의 모습도 볼 겸, 점심을 먹고 충무로역으로 향했다. 새해 연휴의 한산함은 전철에서도 사람이 별로 없다. 충무로역에서 남산골 한옥마을로 들어서도 사람이 붐비지 않고 한가롭다. 한옥마을을 지나고 남산의 안기부 자리였던 서울시청 별관을 지나 남산 둘레길로 올라, 남대문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스팔트 길은 운동 나온 사람들만 간간이 보일 뿐, 평소의 주말보다도 사람이 적다. 한참을 가다 보니 와룡 묘가 나온다. 뜬금없는 남산의 와룡 묘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중국의 제갈량을 모신 사당으로 일설에는 고종의 후궁 엄비가 자주 방문했다고도 한다. 근대의 혼란기에 얼마나 앞이 안 보였으면 제갈량의 지혜라도 빌리고 싶었을까 싶은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둘레길에서 남산으로 오르는 계단 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니 한성 성곽을 보수하고 있다. 성곽 옆을 따라 계단 길을 오르다 보니 전망대가 나오고 옆으로는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있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며, 남산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오늘은 계양산이 나를 부른다. 고양시에서 인천 쪽을 바라보면 우뚝 솟은 산, 인근에 북한산 말고는 평야 지대라 그리 높은 산이 없는데 한강 건너의 우뚝 솟은 계양산을 바라보며 언제인가 한번은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번 주말은 계양산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즘의 한파에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를 넘어 산행을 잠시 쉴까 생각도 했는데, 어제의 영하 18도가 넘는 날씨에도 북한산에 오른 지인이 있어, 이 정도의 추위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아침을 먹고 스틱에 아이젠까지 준비하여 계양산으로 간다. 일반 교통으로는 한 시간 반이 걸리기에 자동차를 가지고 출발했다. 자동차로는 3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양산을 바라보며 오르기 시작한다. 산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아직 흰 눈이 쌓여 그런대로 겨울 산의 정취를 보여주고 있다. 등산 안내도에는 계양산 정상을 오르는 코스와 숲길을 따라 도는 둘레길 코스의 2가지 코스가 있다. 겨울 숲길은 어딜 가나 살풍경하고, 초행길은 정상을 오르는 코스를 따라야겠기에 안내도를 따라 오르는 곳은 계양산성 유적지. 유적지를 복원하고 발굴하는 곳인지 넓은 산등성이가 잔디로 덮여
[ 시사뉴스 오병욱 칼럼니스트 ] 오늘은 백운대다. 벌써 12월도 마지막 주말이다.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비정상의 상황을 맞아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어느덧 세모가 왔다. 매주 같이 산행하는 친구들도 정부의 거리 두기 강화 정책으로 모든 산행은 잠시 쉬기로 했다. 지는 해는 다시 뜨기 위해 지는 법. 2020년 경자년의 마지막은 아무래도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고양시의 자랑인 ‘고양시 덕양구 산 1번지’의 북한산 백운대로 정하고 혼자서 구파발로 향한다. 구파발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 내려 김밥 한 줄 사서 배낭에 넣으며 신발을 단단히 매었다. 계곡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니, 허! 한동안 안 와본 사이 달라진 것이 있었네, 몇 년 전부터 유적 발굴 조사를 하던 ‘서암사’ 터에 한옥 건물 두 채가 들어서 있다. 아마도 대웅전과 요사체가 거의 완성을 바라보는 듯하다. 북한동 공터에서 잠시 휴식하며 바라보는 백운대는 저만치 까마득히 서 있다. ‘보리사’를 옆에 끼고 본격적으로 계곡 길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길옆으로 일주문 하나가 서 있다. 대동사일주문의 양옆에는 주렴으로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