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11일"경남 도지사를 그만두고 참여정부 (들어와서) 덕 본 것이 하나도 없다"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이회창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한 뒤 "본인은 '친노'가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이번에 출마한 후보들 중 이회창 후보가 정직성과 도덕성, 책임성 면에서 가장 앞선다고 생각한다"면서"부산 울산 경남에서 쫓아다니면서 표를 모으는데 애쓰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회창 후보는 국민중심당의 충청 지역에 이어 영남 지역에서도 적지 않은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잦은 거짓말과 말바꾸기로 탄핵당한 워터게이트의 주인공 닉슨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의 탄핵은 거짓말 때문이었다. 그때 지도자의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잠재적인 '친노주자'로 분류돼 왔던 그는 자신의 이력에 대해서는 "2년반 남은 도지사를 내던지고 엄청난 저항과 비난 속에 개혁을 지향하는 참여정부에 참여했지만 득본 일이 없다"면서 "참여정부에 서운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혁규 전 의원은 지난 1993년 김영삼 정부 때 경남도지사에 발탁된 이후 신한국당, 한나라당 소속으로 3회 연속 민선 도지사에 당선됐으나 지난 2004년초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뒤에는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대표적 친노인사로 노 대통령과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총리 물망에도 올랐고, 스스로가 '햇볕정책의 전도사'를 자임했던 그는 지난 8월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통합 당시 "흡수통합 및 굴욕적인 통합은 열린우리당이 지키고자 했던 정신의 패배이자, 진보개혁 세력의 패배"라며 통합 반대와 열린우리당 사수를 주장했던 김 전 의원은 이로써 '친정'으로 복귀하게 됐다.
◆다음은 김혁규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북한과의 경제협력과 햇볕정책의 틀을 강조했는데 이회창 후보의 안보정책과 상충되지 않는지.
▶이회창 후보도 상호주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남북관계를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시대정신은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과 정권을 바꾸는 것이다. 서민경제를 위해 국민소득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남북경제협력이 필요하다. 이 후보 역시 남북 평화 만들려는 생각은 저와 같았다. 그러나 국민들이 너무 퍼주는 것 아니냐, 너무 지나치게 끌려 다니는 남북외교 보여 왔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신당 외연 확대에 역할을 할 것인가
▶어제 이 후보와 통화하고 결심했다. 정치인을 모셔올 수도 있지만 (다른 캠프에서) 직책을 맡아서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선을 앞두고 자리를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간도 필요하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고 창당하는 과정에서는 합류하는 정치인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캠프에서 역할은 뭔가
▶지금 이 캠프에서 일을 하는 것은 '발로 뛰는' 선거운동원이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바람직하고 부산 울산 경남 쪽에서 쫓아다니면서 표를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탈당 전에 친노로 분류됐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
▶'친노'라는 언론 보도에 친노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은 유치한 얘기가 돼서 아무 소리도 안하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2년반 남은 경남도지사를 내던지고 엄청난 저항과 비난 속에서 개혁을 지향하는 참여정부에 참여했다. 제가 참여정부서 조금도 득본 일이 없다. 서운한 감정이 있다는 것 말씀드리고 친노냐 아니냐는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