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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건설교통부와 통폐합을

김부삼 기자  2008.01.13 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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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물환경관리 기본계획이 이명박 정부의 최대 공약이자 핵심 추진과제인 한반도 대운하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의 물환경관리 기본계획은 하천관리의 목표를 수질관리에서 수생태 복원쪽으로 전환한 것으로 자연보다는 인공, 보존보다는 개발을 중시하는 대운하건설의 특성과 정면 배치된다.
정부는 특히 2015년까지 3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 투입이 예상되는 이 계획 시행에 이미 2조 5000억원을 쏟아 부은 상태여서 차기 정부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는 것.
차기 정부가 환경부의 장기계획을 무시하고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할 경우 환경부 내부 반발은 물론, 관련시민단체의 저항도 예상되고 있다. 또 이를 염두해 대운하 건설을 미룬다면 지난 대선기간 최대공약이자 약속으로 내세웠던 대운하 건설의 의미마저 퇴색될 것으로 보여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는 환경부 기본계획에 따라 콘크리트 제방이나 복개로 훼손된 전국 143개 하천 3019㎞를 원형대로 복원할 방침이었다. 2015년까지 1조4488억원이 투입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운하가 건설된다면 이 계획은 전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운하는 콘크리트 제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운하가 들어서는 하천의 가장자리가 콘크리트로 돼 있지 않으면 침식돼 토사가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강바닥이 높아지면 화물선 운항에 장애가 된다. 특히 갑문 구간의 경우 수위가 4m이상 상승하기 때문에 수변 콘크리트 제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한반도 대운하는 최소 100㎞ 구간에 콘크리트 제방을 쌓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경남 창원천, 남천 등 3곳에서 생태하천 복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자체가 전국 24곳에서 진행하는 하천 복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100억원이 들었다. 사업이 시행되는 10년간 1조4488억원을 투입키로 계획을 잡았다. 콘크리트를 걷어온 정부가 앞으로는 대운하 때문에 콘크리트를 쌓아야 할 참이다.
2015년까지 상수원 상류 토지의 30%를 수변 생태벨트로 조성한다는 계획에도 금이 갈 것 같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거점도시 배후에 레저, 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게다가 운하 수심을 6m로 유지하려면 주변 습지의 물이 운하로 빠져나가 습지가 사라지게 된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는 "수생태 복원이 핵심인 물환경관리계획과 대운하 사업의 병행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도 "대운하는 생태 중심으로 전환된 물 관리 패러다임을 과거로 회귀시키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의 물관리 능력자체에도 의문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다름 아닌 환경부가 한강 등 4대강 유역의 상수원보호를 위해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으나 오히려 수질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뿐만 아니라 상수원 지역주민의 지원 및 수질개선에 필요한 수계관리기금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고 있어 관련기관의 감사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동안 한강청 4조1500여억원을 비롯해 낙동강청 2조9000여억원, 금강청 1조7000여억원, 영산강청 1조5000여억원 등 총 10조3900여억원 가량의 예산을 퍼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강과 낙동강 등 4대강 유역의 일부지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점에서 수질기준에 미달되는 등 수질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강청의 경우 가양과 경안천, 굴포천, 김포, 양화천 등 총 36개 지점 가운데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기준 평균(2003년~2006년) 3ppm 이하(1.2급수)를 충족하는 지점은 9개 지점으로 2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7년도 조사기준 동부간선오수로가 61.82ppm으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서 굴포천1 지점이 34.76ppm을, 승기천 27.44ppm, 탄천1 27.20ppm 등을 기록하고 있다. 또 금강청의 경우는 강경천과 삽교천, 금강하구언1 등 총 26개 지점 중에서 BOD기준 평균(03년~07년)3ppm 이하(1.2급수)를 충족하는 지점은 공주2 지점 2.98ppm을 비롯해 부여1과 정동이 각각 2.90ppm 등 3개 지점에 불과한 11.5%를 기록하고 있다.
차기 정부가 정부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환경부를 건설교통부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연구중인 가운데 이 당선인은 이같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일단 핵심공약은 대운하를 이르면 내년 초 착공할 계획에 있어 당분간 갑론을박은 계속될 예정이다.
한편 한반도 대운하는 한강 구간 187.3km, 조령의 수로터널 73km, 낙동강 구간 280km로 구성된다. 북쪽 끝 임진강 하구의 용강보에서부터 시작해 낙동강 하구 둑에 이르기까지 총 14개 갑문이 만들어져 수위를 조절하게 된다. 잠실 수중보, 팔당댐, 충주댐 등 이미 설치돼 있는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여주보(여주), 강천보(원주), 충주리프트, 문경리프트, 회상보(문경), 낙단보(상주), 구미보(구미), 사문진보(대구), 장암보(밀양) 등은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화물 터미널을 50km마다 하나씩 12곳, 여객 터미널은 10km마다 하나씩 총 50곳을 신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