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1일 비자금 조성ㆍ관리에 관여한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알려진 배호원(58) 삼성증권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배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8층 조사실로 직행했으며, 변호인 1명과 동행했다. 배 사장은 그룹 비서실에서 10년 간 재무 담당자로 일했으며 1992~2001년 삼성생명 경영지원 상무와 기획관리실장(전무), 부사장 등을 거친 뒤 2004년부터 삼성증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학수 부회장(전략기획실장)과 전략기획실 소속인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전용배 상무 등과 함께 비자금 조성ㆍ관리 조성 계획을 수립하는데 관여한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검팀은 배 사장을 상대로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ㆍ관리 계획과 차명계좌 운용ㆍ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검찰이 지난해 11~12월 수사할 당시 삼성그룹 차명계좌의 실질적인 운용과 관리를 담당했던 곳으로 파악하고 압수수색까지 실시했던 계열사라는 점에서 `삼성그룹의 금고' 내지 `비자금 저수지'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어느 정도 규명될지도 관심거리다.
특검팀은 앞서 20일까지 성영목 신라호텔 사장과 김상기 삼성벤처투자 사장, 김동식 제일기획 전무, 윤형모 삼성화재 부사장, 이실 삼성SDI 부사장 등 그룹 비서실과 계열사에서 재무를 담당했던 `재무통' 고위 임원 5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