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후 가급적 정치적 행보를 자제했던 이해찬 전 총리가 31일 대통령직 인수위의 영어교육 정책과 이를 지원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를 '파시즘적'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유시민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이명박 당선인이 '유아 베리 웰컴'이라고 쓰니깐 실전 영어라고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썼으면 상고밖에 안 나와서 그렇다고 했을 것"이라며 "거의 파시즘적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실제로 영어몰입 교육은 왜 하냐는 아무런 근거 없이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환경"이라며 "언론도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치가 앞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만날 것"이라며 "옛 파시즘은 전쟁을 하다가 망했지만 21세기 파시즘은 자원 약탈과 노동 수탈을 하는 변형된 형태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인수위가 노동자와 서민을 구박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잘못된 시장 논리를 극대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며 "이를 가장 잘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유시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시민 의원도 이날 "대통령을 뽑아놓고 공약을 이행할까봐 걱정되는 대통령은 처음"이라며 "영어몰입 교육은 하다가 그만두면 그만이지만 대운하는 시작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운하는 대구에 좋지 않다"며 "국회의원이 되면 분명하게 반대하겠다"고 이명박 정부에 각을 세웠다.
유 의원은 또 "대구에 오니깐 정말 많은 분들이 왜 왔냐고 묻는데 '내가 대구 와서 통하면 대한민국 어디에서라도 통하지 않겠냐'는 말로 답을 한다"며 대구 출마를 발판으로 더 큰 정치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내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구는 더욱 다양한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공존하는 지역이 돼야 한다"며 "내가 여기서 당선되면 엄청난 이변이고 대한민국 전부에 대구가 결코 배타적인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