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유재건(서울 성북갑), 박상돈(충남 천안을) 의원이 31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창당을 추진중인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다. 이에 따라 자유선진당에 현역 의원은 국민중심당 소속 4명을 비롯해 지난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곽성문 의원까지 모두 7명 확보, 민주당(6석)을 제치고 제4당이 된다.
유재건 박상돈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자유선진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이 전 총재를 면담한 뒤 입당 기자회견을 가졌다.
두 의원의 자유선진당 행으로 총선 승리가 불투명한 신당 내 충청 지역 의원 3∼4명의 추가 합류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호남권 기반의 대통합민주신당, 충청권 기반의 자유선진당으로 재편되면서 신(薪)지역구도 형성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 갈등으로 인한 박근혜 전 대표측 의원들의 집단 탈당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박상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오늘 그동안 몸담았던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려 한다"며 "주변의 절대 다수가 이회창과 심대평 대표가 이끄는 자유선진당 참여 요구를 하고 있다. 입당을 미루는 것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빠른 시일 내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실적으로 이 당에서는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희망이나 비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나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2007년 2월 이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나날과 고뇌와 번민 속에서 보냈다"며 "내가 계속해서 이 당에 머무는 것은 나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건 의원 역시 전날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당과 나의 정체성 차이 때문에 나의 존재가 당에 걸림돌이 되는 듯 하다"며 "당분간 나는 무소속으로 남아 진로를 고민할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 내가 여태까지 추구해 온 정체성과 가치들을 완성하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두 의원 모두 열린우리당 시절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에서 활동하며 당내 보수파로 불리었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이들의 탈당 사유조차 이해하기 어렵고 국민들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며 "명분없는 총선용 당적 이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국회의원 한번 더 하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대의 명분과 자존심을 꺾는 정치행보를 하는지 안타깝다"며 "우리 국민들의 민도가 높아 곧 철퇴가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1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 대회를 갖고 공식 창당한다.
자유선진당은 현존 정당으로는 보기 드물게 '총재'직을 도입하고 이날 행사에서 선출하기로 해 이회창 전 총재가 근 6년만에 다시 총재 직함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선진당은 또 국민중심당과의 합당 이후인 12일쯤까지 총 7명의 최고위원으로 지도 체제를 꾸리기로 하고, 일단 1일 최고위원 2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맡게 될 대표 최고위원에는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은 '제1야당'으로 부상한다는 목표 아래 창당 직후 곧바로 본격적인 4월 총선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