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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국보 지키지 못해 사과 드린다"

김부삼 기자  2008.02.12 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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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2일 국보1호인 숭례문 화재 사건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화재 관리책임은 지자체에 위임돼 있지만 지도, 감독, 지원은 문화재청이 해야 한다. 책임은 제가 져야 한다, 제가 사직하는게 맞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정비가 먼저다"며 '수습 후 사임'을 시사했다.
유 청장은 이날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온 국민을 참담한 심정으로 몰아넣은 국보 1호 숭례문의 소실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그 책임은 당연히 문화재청장에게 있다는 생각에서 사직코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직한다고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도, 또 수습을 방기할 뜻도 전혀 아니다"라며 "이날 숭례문 복원을 위한 조치로 문화재위원회 건축 및 사적분과 합동회의를 소집해 바람직한 복원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 청장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숭례문 화재 상황 및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했다. 배석했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유 청장은 "국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데 대해 문화재청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 ▲불비한 법률체계 정비를 통한 소방시설 확충 제도화 ▲2005년 4월5일 낙산사 화재를 계기로 수립한 중요 목재 문화재 124건에 대한 방재대책 재점검 ▲적외선 등 문화재 침입 조기 경보시스템 구축 ▲수막설비 등 외국 첨단 방재시설 도입 및 운용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국가지정 문화재 경보, 방재 시스템을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방안 등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난 2005년 낙산사 화재 사고 이후로 수립한 목조 문화재 관련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는 물론 수립한 계획 그 자체에는 문제점이나 한계가 없는지 세부 실행계획이 수립되고 이행되고 있는지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